온세미컨덕터 (ON)는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83% 내린 93.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핵심 사업 부문인 차량용 전력 반도체 수요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망 상단에 위치한 온세미컨덕터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전력 반도체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온세미컨덕터지만, 경쟁사들의 진입으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관리 전략 변화도 주문량 감소로 이어지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산업용 자동화 기기 및 에너지 인프라 부문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위축되었고, 이는 온세미컨덕터의 지능형 센싱 솔루션 수요 감소로 직결되었다. 시장은 단순한 경기 순환적 하락을 넘어 전력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번 주가 하락을 두고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온세미컨덕터가 누려왔던 전기차 프리미엄이 시장의 냉혹한 펀더멘털 검증대에 올랐다"며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거의 고성장 가도가 당분간 정체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주가 수준이 여전히 고평가되어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한다. 전력 반도체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멀티플 축소 압력은 온세미컨덕터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대목 중 하나다. 유럽과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전력 반도체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온세미컨덕터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마진율 방어를 위한 회사의 전략적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볼 때 온세미컨덕터의 주가는 주요 지지선을 위협받는 위태로운 구간에 진입했다. 직전 저점이었던 90달러 선이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나, 이를 하향 돌파할 경우 추가적인 투매 물량이 쏟아질 위험이 크다. 반대로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100달러 선의 저항대를 강한 거래량과 함께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는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과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재고 순환 주기의 회복 여부다.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수록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의 비용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분기 실적 가이드라인에서 경영진이 제시할 수요 회복의 구체적인 근거를 확인하려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온세미컨덕터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펀더멘털의 복원력을 시험받는 단계에 있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전력 효율화라는 메가 트렌드 속에서 회사의 기술적 해자가 유지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당분간은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분할 매수 관점에서의 접근보다는 추세 전환을 확인하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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