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기지사 선거 사흘 전 '네거티브' 전면전... 여야 무더기 비위 의혹 제기하며 표심 공략

김영 기자
경기지사 선거 사흘 전 '네거티브' 전면전... 여야 무더기 비위 의혹 제기하며 표심 공략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마지막 휴일, 경기도지사 여야 후보들이 종교시설과 전통시장을 훑으며 막판 세몰이에 나선 가운데 정당 차원의 비위 의혹 폭로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각각 상대 진영 후보들의 수뢰, 투기, 학폭 의혹 등을 무더기로 제기하며 사법적 해명을 요구하는 등 선거판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지는 모양새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은 마지막까지 부동층 흡수를 위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에서 여야 후보들이 마지막 휴일인 31일 종교시설과 상가 밀집 지역을 돌며 지지층 결집과 바닥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경기 남북부를 가로지르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으면서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 후보의 도덕성을 정조준한 비위 의혹 제기가 잇따르며 정국이 급격히 경색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이날 오전 안산 꿈의교회 예배에 참석하여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용인 중앙시장과 의왕 도깨비시장을 연이어 방문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바닥 민심을 훑는 데 주력했다. 이어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하남 미사역 등 주요 거점 지역에서 대규모 유세를 펼치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수원제일교회와 안양 은혜와진리교회를 차례로 찾아 예배를 본 뒤 신도들을 대상으로 세 결집에 나섰다. 오후에는 고양 일산호수공원과 파주 금릉역 중앙광장 등 경기 북부의 전략적 요충지를 집중 공략하며 막판 세몰이에 박차를 가한다. 양 후보 측은 경기 북부권의 발전을 약속하며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표심까지 아우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유세전을 이어갔다.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수원과 오산, 화성 등 경기 남부 지역에 머물며 젊은 층과 소통하는 유세 방식을 택했다. 수원 행궁동 인근 '행리단길'에서 청년 세대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한 조 후보는 오산 오색시장과 화성 동탄호수공원으로 이동해 유세를 지속했다. 거대 양당의 네거티브 공방에 실망한 무당층을 겨냥해 제3지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정당 차원의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더욱 노골적이고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각종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특히 이현재 하남시장 후보와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간의 전화 통화 이력을 추궁하고, 이민근 안산시장 후보에 대해서는 수뢰 의혹을 제기하며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기도 내 전 지역구 후보들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었다. 양향자 도지사 후보와 김장연 안성시장 후보의 기부행위 및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지적한 데 이어, 김성제 의왕시장 후보의 무민공원 특혜 및 백운밸리 개발 의혹을 문제 삼았다.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김경희 이천시장 후보의 논문 표절, 백영현 포천시장 후보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전진선 양평군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도 함께 도마 위에 올렸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역시 민주당 후보들의 비위 및 범죄 의혹을 정조준하며 맞불 기자회견을 공지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측은 추미애 후보의 아들 관련 발언이 허위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도지사 후보로서의 자질을 비판했다. 또한 천영미 안산시장 후보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과 민경선 고양시장 후보의 경선 비리 수사 상황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다른 지역 후보들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보라 안성시장 후보의 수뢰 의혹과 이인규 동두천시장 후보의 가짜 경력 기재 의혹을 지적하며 유권자들의 판단을 촉구했다. 손배찬 파주시장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정덕영 양주시장 후보의 학교폭력 의혹, 정명근 화성시장 후보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차례로 나열하며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검증 작업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변질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 선거 전문가는 "정책 중심의 선거가 실종되고 상호 비방만 남게 되면 결국 정치 혐오를 유발해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제기된 의혹의 사실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의혹 제기가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공직을 수행할 인물의 과거 행적과 비리 의혹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구체적인 증거 없이 제기되는 무분별한 폭로전은 선거 이후에도 지역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남은 사흘 동안 여야는 부동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사활을 건 유세와 함께 사법적 대응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 진영이 제기한 의혹들은 선거 결과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의 당선 무효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기도 유권자들은 쏟아지는 의혹들 속에서 정책과 인물의 역량을 가려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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