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시설 유형에 관계없이 만 25세까지 보호시설에 머물며 자립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성평등가족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방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의 짧은 보호 기간으로 인해 치유와 자립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사회로 내몰리던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거 환경 속에서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설 거주 연령 기준을 대폭 상향한 점이다. 보호시설 입소 당시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는 시설의 성격이나 유형과 무관하게 만 25세까지 보호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는다. 이는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경제적 자립 기반 마련을 정책적 최우선 과제로 고려한 조치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피해자들이 사회에 안착하기까지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제도는 시설 유형별로 거주 가능 기간이 파편화되어 있어 피해자의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과거 일반 보호시설은 최대 4년 6개월, 특별지원 보호시설은 만 21세, 자립지원 공동생활시설은 최대 4년까지만 입소가 허용되었다. 이로 인해 심리적 상처가 회복되지 않았거나 자립을 위한 경제적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연령이나 기간 제한에 걸려 퇴소해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개정안은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반영하여 시설 간 장벽을 허물고 지원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학업을 병행 중인 피해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출석 인정 제도 역시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성폭력 피해 학생이 치료나 상담, 보호조치 등을 사유로 학교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피해 학생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업 중단이나 성적 저하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 진단과 연계한 객관적인 증빙 절차가 마련될 예정이다.
시설 운영의 투명성과 피해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종사자에 대한 검증 절차도 한층 엄격해진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시설 종사자의 범죄경력을 수시로 조회하여 결격사유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이번 시행령 개정에 포함되었다.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적격자에 의한 추가 가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시설 종사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피해자가 안심하고 회복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책 당국은 이번 조치가 피해자의 온전한 사회 복귀를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회의 일원으로 온전히 복귀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과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미성년 피해자들이 퇴소 압박 없이 충분한 기간 동안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전문가들 역시 피해자의 연령대가 아닌 개별적인 회복 속도에 맞춘 유연한 지원 체계가 마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설 수용 인원의 정체로 인해 신규 피해자의 입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호 기간 연장에 따른 시설 회전율 저하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예산 확보와 시설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호 기간의 물리적 연장이 실질적인 자립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직업 훈련 및 경제적 지원 프로그램과의 정교한 연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 운영의 효율화 방안과 추가적인 자립 지원 대책을 병행 검토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개정된 성폭력방지법 시행령은 공포 후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거주 기간을 늘리는 행정적 변화를 넘어 국가가 미성년 피해자의 성장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정부는 시설 퇴소 이후의 사후 관리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법치와 효율성 중심의 제도 개선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로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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