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403870)가 특허 무효 심판 패소라는 악재를 만나며 전 거래일 대비 5.26% 하락한 4만 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하락세로 출발한 주가는 경쟁사인 예스티가 HPSP의 고압 어닐링 관련 '303 특허' 무효 심판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을 키웠다. 시가총액 3조 6335억 원 규모의 코스닥 대형주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불확실성이 부각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28나노미터 이하 선단 공정에서 필수적인 고압 수소 어닐링 기술의 독점권 훼손에 있다. HPSP는 그동안 20~25기압 환경에서 수소 농도 100%를 구현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이저 반도체 업체들에 장비를 독점 공급해 왔다. 그러나 법원이 예스티의 손을 들어주면서 기술적 해자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었다.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금일 하루 동안 283만 4112주의 거래가 이루어지며 평소보다 높은 변동성을 기록했다. 주가 급락으로 인해 주식선물 2단계 가격제한폭 확대 요건에 도달하는 등 장중 하락 압력이 거세게 작용했다. 한국거래소는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며 HPSP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공매도 거래 금지 조치를 연장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섹터 전반이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HPSP의 하락은 유독 두드러진 양상을 띠었다. 금일 시장은 생명보험( 16.23%)과 무선통신서비스( 8.86%) 등 저PBR 및 방어주 성격의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 중심의 반도체 장비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특히 HPSP는 섹터 내 대장주 역할을 수행해왔으나 이번 소송 결과로 인해 기술적 우위에 기반한 프리미엄이 일부 희석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특허 판결이 단기적인 수급 악화를 넘어 기업의 장기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HPSP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그동안 독점적 지위에서 기인한 것이었다"며 "경쟁사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열린 만큼 향후 단가 인하 압력과 점유율 하락은 피하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하락이 과도하다는 보수적인 관점의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허 무효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HPSP가 보유한 실제 양산 노하우와 고객사와의 견고한 네트워크는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고압 수소 공정은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만큼 후발 주자가 실제 양산 라인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HPSP는 주요 지지선을 이탈하며 하방 압력을 확인했으나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가 내려진 만큼 추가적인 투매보다는 저가 매수세와 차익 실현 매물이 충돌하는 공방전이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향후 HPSP가 취할 법적 대응 수위와 2심 청구 여부 등 소송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HPSP의 향후 주가는 기술적 독점력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하지만 경쟁 구도의 변화는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내일 이후 시장은 특허 이슈의 실질적인 영업 영향력을 산출하며 주가의 적정 가격대를 탐색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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