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 경남지사 선거전이 불법 AI 딥페이크 영상 제작과 현직 공무원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 캠프 관계자와 경남도청 전·현직 공무원 등 9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며 법적 대응의 수위를 높였다. 양측 캠프는 투표일 직전까지 30여 개의 불법 영상 제작 배후를 두고 유권자의 판단에 호소하는 사활을 건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지방선거 투표를 목전에 둔 경남지사 선거가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흑색선전 의혹과 관권선거 논란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 캠프는 선거 전날인 2일에도 경남도청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측의 도덕성과 법적 책임을 추궁하며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박 후보 캠프에서 영상 제작자로 근무했던 A씨가 폭로한 불법 AI 영상의 제작 경위와 공무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에 집중되어 있다.
제보자 A씨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제작된 딥페이크 영상을 포함하여 총 30여 개의 불법 AI 영상이 비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되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채널은 지난 4월 말까지 운영되었으며, A씨는 영상 제작 과정에서 경남도청 현직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도청 내부 자료가 영상 제작을 위해 제공되었다는 주장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캠프 간의 비방전을 넘어 관권선거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현직 공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은 공직 사회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받는다. A씨는 비록 상부의 직접적인 제작 지시는 없었으나, 공무원들이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영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자료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개입이 있었다고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했다. 이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 운동을 엄격히 금지하는 현행법 체계 하에서 사법 당국의 엄중한 조사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김경수 선거캠프 측은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 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수사 기관의 신속한 행동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김명섭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현직 공무원들이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했다는 점과 조직적인 불법 AI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유포가 있었다는 A씨 발표가 충격적이다"며 "경찰과 검찰이 즉시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캠프 측은 인공지능 기술이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배후 세력 규명을 촉구했다.
박완수 선거캠프는 제보자의 발언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을 부각하며 조직적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전략을 취했다. 유해남 수석대변인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회견을 통해 "제보자 기자회견으로 박 캠프가 딥페이크 영상 제작을 조직적으로 지시했다는 김 후보 캠프 주장이 무너졌다"고 맞받아쳤다. 박 캠프 측은 논란이 된 비공식 유튜브 채널의 존재 자체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번 의혹 제기가 선거 막판 표심을 흔들려는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사법 당국과 선거 관리 당국의 움직임도 긴박하게 전개되며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남선관위는 JTBC의 최초 보도 직후 조사에 착수하여 지난달 29일 박 캠프 관계자와 도청 공무원 등 총 9명을 창원지검에 수사 의뢰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선관위가 제보 내용의 신빙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하며,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경남 정계에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디지털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선거 범죄의 진화는 향후 선거 제도 전반에 걸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과거의 흑색선전이 단순한 유언비어 유포에 그쳤다면, 이번에 제기된 딥페이크 의혹은 유권자의 시각적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훨씬 크다.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한 경쟁 질서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볼 때, 기술적 우위를 불법적인 선거 운동에 동원하는 행위는 엄단해야 할 시장 교란 행위와 다름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제기된 폭로의 순수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캠프 측의 주장대로 조직적 지시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파상공세는 자칫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수사를 통해 공무원의 구체적인 가담 정도와 캠프 지도부의 인지 여부가 명백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경남지사 선거는 정책 대결보다는 디지털 범죄 의혹과 관권선거 논란이라는 오명을 쓴 채 투표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검찰은 수사 의뢰된 9명에 대한 소환 조사와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영상 제작의 자금 출처와 지시 계통을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법치주의 확립과 선거 정의 실현을 위해 이번 사건의 전말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향후 전개 방향은 창원지검의 수사 속도와 투표 이후 드러날 민심의 향방에 달려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거 운동의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향후 관련 입법 논의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감성적인 호소보다는 객관적인 팩트와 사법 당국의 공식 발표에 주목하며 차분하게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선거 이후에도 이번 의혹과 관련된 법적 공방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경남 지역 정가는 당분간 극심한 후폭풍에 시말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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