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403870)는 금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450원(5.26%) 내린 44,15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장 초반부터 하락세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내내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특허 무효 심판 결과가 기업의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거래량은 평소 수준을 상회하는 2,855,026주에 달하며 차익 실현 및 손절매 물량이 동시에 쏟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주가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경쟁사인 예스티와의 고압 어닐링 관련 특허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예스티가 HPSP의 '303 특허'에 대해 제기한 무효 심판에서 승소하면서 HPSP가 누려온 독점적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었다. HPSP는 그간 28나노 이하 공정에서 발생하는 계면 결함(Interface Defect)을 해결하는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인 'GENI-SYS'를 글로벌 메이저 반도체 업체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이러한 개별 악재는 금일 코스피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오늘 시장은 생명보험( 16.23%)과 무선통신서비스( 8.86%) 등 저PBR 및 배당 관련 섹터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견인한 반면, HPSP가 속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섹터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스피가 9000선을 바라보는 강세 흐름 속에서도 코스닥 시장이 고점 대비 16%가량 밀려나는 등 기술주 전반에 대한 경계 매물이 출현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HPSP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주식선물 2단계 가격제한폭 확대 요건에 도달했다는 공시가 연일 발표되며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및 공매도 거래 금지 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하락 속도는 제어되지 않는 형국이다. 이는 단순한 수급의 불균형을 넘어 기업이 보유한 독보적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기압 환경에서 수소 농도 100%를 구현하는 기술은 여전히 우위에 있으나,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HPSP의 고밸류에이션은 고압 수소 어닐링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독점력이 담보되었기에 가능했던 수치"라며 "특허 분쟁에서의 패소는 향후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어 단기적인 멀티플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경쟁 업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급락이 과도하다는 신중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HPSP가 이미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및 메모리 업체들과 공고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장비의 신뢰성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단기간에 점유율이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4만 원대 초반에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될지 여부가 향후 주가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 반등이 나오더라도 특허 관련 항소 절차나 추가적인 법적 대응 경과를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HPSP는 특허 무효 판결에 대한 항소 등 법적 대응을 통해 기술적 해자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장비 개발 및 고객사 다변화 속도가 주가 회복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내일 이후의 시장 흐름은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복귀 여부에 달려 있으나, 섹터 전반의 온기가 확산되지 않는 한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와 더불어 특허 관련 추가 공시를 면밀히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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