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3년 적자 고리 끊은 대중 무역... 반도체 800% 폭등에 5개월 누적 흑자 99억 달러 달성

윤근일 기자
3년 적자 고리 끊은 대중 무역... 반도체 800% 폭등에 5개월 누적 흑자 99억 달러 달성
©연합뉴스

 

대한민국 최대 무역 시장인 중국과의 거래에서 반도체 수출 단가 폭등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99억 달러의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0.9% 급증한 189억 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8배 이상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의 대중국 무역 수지는 3년간의 적자 터널을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이 반도체 단가 상승이라는 강력한 동력을 얻어 3년 만에 흑자 기조로 완전히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189억 달러로 집계되어 전년 동월 대비 80.9%라는 기록적인 폭증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수출이 반등한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진 성장세이며 특히 최근 3개월간은 매달 6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 3년간의 장기 적자 국면을 해소하고 올해 들어 뚜렷한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대중 무역수지는 올해 1월 3억 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규모를 키워 지난달에는 37억 9,000만 달러까지 확대되었다.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흑자 규모는 99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확보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대중 무역은 2018년 556억 달러라는 역대급 흑자를 기록했으나 2023년 한중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180억 달러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이후 2024년 69억 달러, 지난해 11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하락 기조가 고착화되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극적인 반전은 한국의 대중국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의 이례적인 폭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인 DDR5 16Gb의 지난달 가격은 37.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데이터 저장 장치인 낸드 가격 역시 2.92달러에서 26.5달러로 오르며 가격 상승률이 무려 807%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대중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구조적 특성상 이러한 단가 폭등은 전체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려세우는 직격탄이 되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는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체 수출 지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달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총수출액의 42.3%를 차지하며 국가 경제의 실질적인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는 특유의 주기적 가격 변동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단가 하락 시 무역수지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현재의 수출 호조세는 반도체 가격이 견인한 효과가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강 실장은 이어 "향후 가격에 미세한 변동만 생겨도 수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특정 품목에 과도하게 쏠린 수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러한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소비재 품목의 대중국 수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중 수출 현장에서는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전통적인 IT 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상승하며 한국의 기술 우위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재는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중소 소비재 기업들이 거대 중국 시장의 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밀착 지원도 본격화된다. 산업부는 중국 내 각 성별로 '1거점-1무역관-1유통망' 체계를 구축하여 현지 유통 채널 및 온라인 플랫폼과 국내 기업을 직접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이 개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지 유통망 확보와 시장 진입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 수출업계의 고질적인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현지 인증 절차와 물류 시스템 지원에도 행정력이 집중될 예정이다. 정부는 하반기 중소 소비재 기업의 대중 수출을 적극 독려하여 반도체 단가에만 의존하는 불안정한 흑자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대중국 무역 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을 완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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