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엔비디아·크래프톤 ‘피지컬 AI’ 동맹 결성, 젠슨 황과 장병규 의장 서울서 단독 회동

이성경 기자
엔비디아·크래프톤 ‘피지컬 AI’ 동맹 결성, 젠슨 황과 장병규 의장 서울서 단독 회동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방한하여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단독 회동을 갖고 휴머노이드 로봇 및 차세대 AI 칩셋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본격화한다. 양사는 이번 만남에서 피지컬 AI 연구개발 인프라 확보와 엔비디아의 신규 통합 칩셋 N1X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게이밍 환경 혁신 방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 국내 대표 게임사 크래프톤의 최고위급 회동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로보틱스와 고성능 컴퓨팅 자산의 결합을 의미한다. 젠슨 황 CEO는 이번 주 서울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비롯해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장태석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 총괄 등 경영진과 만나 기술 협력의 구체적 로드맵을 확정한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파트너십 확인을 넘어 피지컬 AI와 차세대 하드웨어 인프라가 맞물리는 실질적인 기술 공유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협력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점은 크래프톤이 올해 초 설립한 피지컬 AI 전문 법인 루도 로보틱스의 행보다. 루도 로보틱스는 미국 본사 CEO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한국지사 대표에 이강욱 CAIO를 선임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기술이 루도 로보틱스의 연구개발(R&D) 역량과 결합했을 때 발생할 시너지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크래프톤 경영진이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차세대 기술 협력을 논의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PC 브랜드 RTX 스파크는 이번 협력의 핵심적인 기술적 토대 역할을 수행한다. RTX 스파크에 탑재된 N1X 칩셋은 미디어텍과 협업하여 개발된 CPU·GPU 통합 구조로 128GB의 고용량 통합 메모리를 갖추고 있다. 특히 1페타플롭스에 달하는 강력한 AI 컴퓨팅 성능을 통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로컬 환경에서 고성능 AI 에이전트를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우수성은 크래프톤이 지향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게임 생태계 구축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이미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와 신작 인조이를 통해 선도적인 AI 기능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배틀그라운드에 도입된 AI 동료 기능인 PUBG 앨라이와 인조이의 스마트 조이 기능은 모두 기기 자체적으로 연산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N1X 칩셋이 제공하는 로컬 연산 성능은 이러한 게임 내 AI 캐릭터들이 실제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게임 속 AI의 대중화가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보급과 맞물려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와의 밀착 협력이 플랫폼 중립성을 저해하거나 기술 종속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급격한 기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적화 문제와 고가의 칩셋 채택에 따른 하드웨어 진입 장벽 상승은 시장 확산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는 데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시장의 주된 평가다.

IT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글로벌 AI 시장의 패권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가진 피지컬 AI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양사의 만남은 매우 상징적이다"라며 "엔비디아의 연산 능력과 크래프톤의 AI 응용 기술이 결합하면 로보틱스 시장에서 유의미한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양사의 협력이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 관계를 넘어 미래 산업 전반의 인프라를 재편하는 전략적 동맹임을 시사한다.

젠슨 황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나흘간 국내에 머물며 주요 기업 총수들과 로봇 및 AI 분야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이는 한국의 우수한 IT 제조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엔비디아 생태계 안으로 포섭하려는 광폭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크래프톤과의 회동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게임 및 로보틱스 산업의 기술 표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번 협력은 게임 산업이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첨단 기술의 시험대이자 허브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엔비디아의 N1X 칩셋과 크래프톤의 AI 알고리즘이 결합한 결과물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의 지능화와 게이밍 경험의 비약적 발전을 동시에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이번 회동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R&D 인프라 구축과 온디바이스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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