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31년 만의 혁명: 추미애, '유리천장' 깨고 첫 女광역단체장

고진아 기자

한국 정치사 31년 만에 견고했던 '유리천장'이 마침내 깨졌다. 2026년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한국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4일 최종 확정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추미애 당선인은 375만 7천 654표(득표율 55.03%)를 획득,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를 누르고 경기도지사로 확정됐다. 개표율 99.93% 기준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는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31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정치인이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된 사례다.

그동안 여성 광역단체장 탄생을 위한 수많은 도전이 이어졌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한명숙, 강금실, 박영선, 나경원, 김은혜 등 쟁쟁한 여성 정치인들이 광역단체장 문을 두드렸으나 '유리천장'의 벽은 높았다.

31년 만의 혁명: 추미애, '유리천장' 깨고 첫 女광역단체장
[사진=연합뉴스]

여성 광역단체장이 나오기 어려웠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여성 후보 자체의 부족이 꼽힌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과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추천에 여성할당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는 총 574명 중 여성은 47명(8.2%)에 불과했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전체 54명의 광역단체장 후보 중 여성은 5명(9.3%)에 그쳤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작년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여성 후보를 20% 이상 추천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추미애 당선 소식에 여성계와 전문가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논평을 통해 '성평등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자 공정한 사회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하며, 추 당선인이 새로운 역할에서 공정한 사회를 위한 역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은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 대표를 지낸 6선 의원인 추 당선인의 정치 여정은 여성 광역단체장 당선의 어려움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며, 「이번 당선을 계기로 '성평등 경기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치사의 새 장을 연 추미애 당선인이 첫 여성 광역단체장으로서 '성평등 경기도' 실현에 모범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다른 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미래 여성 정치인들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와 포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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