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행정 미숙이 부른 4억 원의 혈세 낭비, 창원문화재단 '부당 채용 취소' 판결 확정

이겨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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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문화재단이 창원문화복합타운 총괄감독 합격 취소 무효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며 약 4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법원은 실적증명서 미제출을 이유로 합격을 취소한 재단의 조치를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해고로 규정하며 임금 지급 의무를 인정했다. 2021년 준공 이후 5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이번 사태로 인해 행정 신뢰도 추락과 예산 낭비라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경남 창원시 산하기관인 창원문화재단이 창원문화복합타운 총괄감독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분쟁을 끝내고 총 4억 원 상당의 비용을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재단은 최근 1심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항소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항소 포기를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2일자로 판결이 확정됐다.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의 채용 절차에서 발생한 행정적 오류가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과 예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재단이 총괄감독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가 돌연 취소하면서 시작되었으나 법원은 재단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합격 취소가 정당한 사유를 결여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재단은 A씨가 정상적으로 근로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단은 그동안 A씨의 실적증명서 미제출을 합격 취소의 정당한 근거로 내세웠으나 이는 공모지침서상 명시된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냉정한 판단이다.

재단은 법원의 판결 취지를 수용하여 A씨의 원래 임용 예정일인 2024년 10월 10일부터 채용공고상 근로기간인 2026년 10월 10일까지의 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산정했다. 여기에 소송비용까지 합산하면 총 지급액은 4억 원에 달하며 재단은 조만간 이 자금을 A씨에게 지급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당초 연봉 3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전문가 영입을 추진했으나 정작 실제 근무는 단 하루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막대한 규모의 혈세가 배상금으로 증발하게 된 셈이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지난 2021년 4월 준공된 이후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정상적인 개관을 하지 못한 채 도심 속의 섬으로 방치되고 있다. 초기에는 사업 주체 간의 이권 갈등으로 인해 개관이 번번이 무산되었으며 법원의 화해 권고로 소송전이 종식된 이후에도 운영 방안을 찾지 못해 파행을 거듭했다. 멀쩡한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데만 매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이번 채용 비극은 창원시 문화 행정의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재단 측은 채용 과정에서의 엄격한 검증을 기하려다 발생한 법리적 해석의 차이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행정적 절차 보완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전문성을 입증할 실적 증빙이 필수적이었으나 이를 모집 요강에 명확히 반영하지 못한 절차적 미비가 근본적인 화근이었다고 지적한다. 시장 질서와 법치 행정을 중시하는 관점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공공기관 채용 지침의 정교함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공공기관의 인사권 남용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며 철저한 매뉴얼 준수가 예산 낭비를 막는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한 행정 전문가는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합격을 취소하는 행위는 기관의 신뢰도를 실추시키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연봉 3억 원이라는 고액의 처우를 설계했다면 그에 걸맞은 정교한 채용 프로세스와 법적 검토가 선행되었어야 했다"고 덧붙이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A씨는 다른 직장에 근무 중인 사유로 최근 임용 포기서를 제출함에 따라 창원문화복합타운 총괄감독직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게 됐다. 재단이 연봉 3억 원의 파격 조건을 유지하며 재채용에 나설지 여부는 오는 7월 출범하는 민선 9기 창원시의 정책적 결단에 달려 있다. 새로운 지방정부가 기존의 운영 방향을 고수할지 아니면 전면적인 재설계를 통해 새로운 틀을 짤지에 따라 창원문화복합타운의 정상화 시점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창원문화복합타운 내 3층에서 6층에 이르는 문화공간 운영을 책임질 수장 채용이 미뤄지면서 시설의 완전 가동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시와 재단은 정상화 방안 수립을 위해 다각도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4억 원이라는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된 창원시가 이번 패소를 계기로 행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장기 표류 중인 복합타운의 문을 언제쯤 열 수 있을지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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