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탁의 물가 부담이 잠시 숨통 트이나 했더니, 실상은 달랐다. 지난 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정작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핵심 식량인 곡물과 설탕, 육류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 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130.8로, 전달(131.0)보다 0.2% 하락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된 수치다. (2014~2016년 평균 가격 100 기준) 지수 하락 소식은 세계 식량 시장의 물가 안정 기대감을 높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세부 품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반전된다. 곡물, 육류, 설탕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설탕은 전월 대비 7.5% 급등하며 서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품목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곡물 가격지수는 114.3으로 전월 대비 2.6% 상승했다. 밀 가격은 주요 수출국의 수확 감소 전망과 연료·비료 가격 상승 여파로 4개월 연속 올랐다. 옥수수는 수입 수요 확대와 빠듯한 공급, 에너지 가격 강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쌀 역시 아시아 수출국의 기상 우려와 유가 상승으로 2.7% 상승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95.1로 전월 대비 7.5%라는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했다. 세계 설탕 공급이 빠듯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브라질의 사탕수수 에탄올 생산 비중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엘니뇨 현상으로 인도와 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감소 우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육류 가격지수는 130.5로 전월 대비 0.1% 소폭 상승했다. 쇠고기, 양고기, 가금육 가격이 올랐지만,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대부분의 상승분을 상쇄했다.
반면 유지류 가격지수는 185.0으로 전월 대비 4.6% 하락하며 식량가격지수 전반의 하락을 이끌었다. 팜유는 5개월 연속 상승 후 세계 수입 수요 약화 전망과 원유 시장 불확실성 반영으로 하락 전환됐다. 대두유는 남미 지역 수출 물량 증가로 가격 상승이 억제됐다. 유제품 가격지수도 119.2로 전월 대비 0.5% 하락했는데, 버터와 치즈는 주요 수출국의 경쟁 심화와 물량 확대로 가격이 내려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6일 FAO 발표를 통해 국내 농축산물 물가 동향도 함께 전했다. 지난 5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상승하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여름철 기상 이변 가능성도 있다」며,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농축산물 수급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식량가격지수의 일시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밀, 쌀, 설탕 등 필수 식량의 가격 상승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과 여름철 기상 이변 가능성이라는 농식품부 관계자의 발언은 전반적인 물가 안정이 요원하며 정부의 철저한 수급 관리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됨을 강조한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식량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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