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국산 NPU 탑재 수상로봇과 에이전틱 AI 보안 전략으로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 주도권 확보 나선다

정휘 기자

국내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과 로봇 기업이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결합한 수상로봇으로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라온시큐어는 에이전틱 AI 환경에 대응하는 통합 인증 전략을 국제 무대에 선보였으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6G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네트워크 테스트베드 고도화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이 로봇 산업과 결합하여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피지컬 AI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수질정화 로봇 전문기업 에코피스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 기반 K-수상로봇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합의했다. 양사는 국산 NPU를 탑재한 수상로봇 솔루션을 통해 해외 시장에 공동 진출하며 수질정화 및 인공지능 분야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국산화를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동 시장을 향한 국산 자율 주행 로봇 기술의 실증 성과는 이미 가시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리벨리온과 에코피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아랍에미리트 현지 해역에서 실시간 수상 오염원 탐지 및 자율 정화 솔루션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전역으로 자율 정화 시스템 고도화 및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산 NPU 기반의 저전력·고성능 연산 능력은 거친 해양 환경에서 로봇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인공지능의 자율성이 높아지는 에이전틱 AI 시대를 대비하여 국내 보안 기업의 통합 인증 전략도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라온시큐어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어센티케이트 APAC 2026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에이전틱 AI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들은 사람뿐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까지 인증과 권한 통제의 대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개입 없이 업무를 수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라온시큐어는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함께 FIDO 얼라이언스 이사회 임원사로 활동하며 국제 인증 표준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다중인증(MFA) 플랫폼 원패스는 생체 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에이전틱 AI 환경에서는 기기 간의 상호 인증이 필수적인 만큼 라온시큐어의 통합 인증 플랫폼 전략은 향후 인공지능 생태계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국가 차원의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논의도 인공지능 시대의 요구에 맞춰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네트워크 테스트베드 기술위원회를 개최하고 유·무선 네트워크 고도화 로드맵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차세대 네트워크 선도 연구시험망인 KOREN과 5G-어드밴스드 테스트베드의 기획 방향을 설정하며 미래 통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6G와 인공지능이 결합한 네트워크 환경은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피지컬 AI의 필수 전제 조건이다.

무선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지능화를 추구하는 기술적 검토도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델파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방형·지능형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RAN) 선도 테스트베드 구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한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여 국내 중소 장비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공지능 연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러한 인프라 고도화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기기들이 끊김 없이 통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기술 국산화와 글로벌 실증 성과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대 자본과의 표준화 경쟁 및 시장 진입 장벽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국산 NPU와 보안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신뢰도 확보와 대규모 양산 체계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시장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자율적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정책적 배려와 법적 제도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온시큐어 이유진 부사장은 컨퍼런스 발표를 통해 "사람뿐 아니라 에이전틱 AI까지 인증과 권한 통제의 대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보안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확산될수록 보안의 영역이 인간 중심에서 기기와 인공지능 에이전트 중심으로 확장될 것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보안 무결성이 확보되지 않은 인공지능 기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인증 플랫폼의 표준화가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향후 대한민국은 국산 AI 반도체와 로봇, 그리고 고도화된 보안 및 네트워크 인프라를 결합하여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벨리온과 에코피스의 사례처럼 이종 산업 간의 융합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중동 등 신시장 개척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구축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테스트베드는 이러한 혁신 기술들이 실제 서비스로 연결되는 가교가 되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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