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30일(미국 동부시간) 배럴당 102.88달러에 마감하며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중동 분쟁 참전 선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이 유가 급등을 촉발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WTI, 2년 8개월 만에 100달러 선 재진입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24달러(3.25%) 급등한 배럴당 102.8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7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WTI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이번 분쟁에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원유 시장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대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후티 반군 참전 및 홍해 봉쇄 우려 확산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의 중동 분쟁 공식 참전 선언이다. 후티 반군은 주말 사이 이란을 지원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참전은 세계 물류의 핵심 동맥인 홍해 항로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미 2023년 가자 전쟁 발발 당시에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에 서서 홍해를 오가는 상선들을 공격한 전례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뿐만 아니라 홍해마저 봉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 트럼프 발언과 이란-헤즈볼라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위협 발언 역시 유가 상승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유전, 하르그 섬, 심지어 민간에 활용되는 담수화 시설까지 제거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에 맞서 이란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핵심 정유시설이 밀집한 하이파 지역을 동시에 공격하며 강하게 저항했다. 이러한 일련의 군사적 행동과 고위급 발언은 중동 지역의 긴장 상태가 수면 위에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 백악관 협상 발표, 추가 상승 제한
장중 WTI는 한때 배럴당 103.86달러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 후반 백악관의 발표가 나오면서 상승 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권의 공개 발언과 허위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초 계획한 4~6주간의 작전 기간에 변동이 없다고 못 박으며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완화했다.
백악관의 이러한 발언은 시장에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어 WTI 가격이 102달러대에서 마감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 전문가들, 유가 150달러 가능성 경고
중동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경제 책임자인 브루스 캐스먼은 "해협이 추가로 한 달 동안 봉쇄된 상태가 유지되는 시나리오에서 유가는 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즈호의 에너지 선물 디렉터인 로버트 요거 또한 "만약 후티가 선박을 공격하고 홍해 남쪽 입구를 차단한다면, 이는 유가에 약 5~10달러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중동 정세는 단기적인 유가 변동성을 넘어, 장기적인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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