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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키워드] AI 시대, 손익계산서 개편과 '근본이즘': 기업의 진짜 가치를 재무적으로 증명하는 새로운 기준

재경 마켓부 기자
IFRS 18
©AI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면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의 재무제표가 유형 자산과 단기 성과에 집중했다면, AI 시대에는 무형의 혁신 역량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재무적으로 증명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 AI 시대, 전통적 손익계산서의 한계와 '가치 역설'

기업의 재무 상태와 성과를 보여주는 손익계산서는 오랫동안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원 역할을 해왔다. 매출액,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 등을 통해 영업이익을 산출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주로 유형 자산과 과거의 재무 성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히 AI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회계 방식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하며 혁신적인 기술과 지식재산권(IP), 데이터, 알고리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을 축적한다. 이러한 무형자산은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핵심 경쟁력이지만, 현재의 회계 기준으로는 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AI 기술 개발에 수조 원을 투자하더라도 당장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손익계산서상으로는 비용으로 처리되어 기업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마치 땅과 건물만 보고 씨앗과 나무의 잠재력을 평가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가치 역설'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은 혁신 기업의 실제 가치와 재무제표상의 가치 사이에 큰 괴리를 발생시키며, 투자자들이 기업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 IFRS 18 개편: '영업손익' 재정의와 '근본이즘'의 부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18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를 확정하고, 한국회계기준원(KASB)도 이를 반영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118호를 제정했다. 이 새로운 기준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되는 회계연도부터 의무 적용되며, 2026년부터 조기 적용이 허용된다. 이는 15년 만에 손익계산서 체계가 전면 개편되는 것으로, 기업의 손익을 영업, 투자, 재무, 법인세, 중단영업의 5가지 범주로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큰 변화는 '영업손익'의 정의다. 기존에는 주된 영업활동과 관련된 손익으로 한정되었던 영업손익이, IFRS 18에서는 투자나 재무 범주에 속하지 않는 모든 잔여 손익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된다. 이는 외환손익이나 유무형자산 처분손익 등 비경상적 항목까지 영업손익에 포함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기업의 영업손익 변동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손익계산서 개편은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넘어 기업의 '진짜 가치', 즉 '근본이즘'을 재무적으로 증명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근본이즘'은 단기 이익에만 집중하기보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능력, 혁신 역량, 그리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IFRS 18은 또한 '경영진 정의 성과측정치(MPM)' 공시를 의무화하여,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비회계기준(Non-GAAP) 성과 지표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남용을 방지하고자 한다. 이는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성과를 어떤 관점에서 측정하고 있는지 명확히 설명하도록 유도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핵심 가치를 소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AI 시대, 무형자산 가치 증명과 기업의 미래 전략

AI 시대에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고 재무제표에 투명하게 반영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2025년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의 유형자산 취득액은 소폭 감소한 반면, 무형자산 취득액은 4조 4,563억 원 증가한 23조 7,30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전통적인 제조 설비 중심에서 벗어나 AI 솔루션, 지식재산권(IP) 등 기술집약적 무형자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가 없어 가치 평가가 어렵고, 전통적인 회계 관행은 이를 장기적인 자본 자산으로 측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는 재무 분석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재무제표, 회계기준서, 기업 보고서를 학습하여 숫자와 언어를 동시에 해석하고, 과거 데이터 패턴을 분석하여 미래 재무 상태나 부도 위험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AI 기반 분석 도구는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을 제공하며, 무형자산의 가치 평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업들은 AI 투자에 대한 '투자 수익률(ROI) 증명'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고 있다. 단순히 AI에 자금을 쏟아붓는 것을 넘어, AI 기술이 어떻게 실제적인 재무적 성과와 장기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지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AI 관련 투자 및 성과에 대한 내부 지표를 개발하고, 새로운 회계 기준에 맞춰 투명한 공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가 미래 기업 가치 예측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기업은 단순히 단기적인 재무 성과에만 얽매이지 않고, 무형자산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포괄하는 '근본이즘'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재정의하고 증명해야 한다. IFRS 18 개편은 이러한 변화의 시작점이며, 기업들은 새로운 회계 기준을 단순히 준수하는 것을 넘어, AI 기술을 활용하여 재무 보고의 투명성과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변화하는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 역량을 평가하는 새로운 시각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규제 당국은 새로운 기준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고, 무형자산 평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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