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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급 절벽과 115만 개 노인 일자리: 초고령사회 주거 안정의 새로운 변수

재경 마켓부 기자
초고령사회
(AI 생성 이미지)

 

대한민국이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가운데,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정부의 115만 개 노인 일자리 확대 정책이 맞물려 고령층의 주거 안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과 노인 소득 보전 정책이 초고령사회 주거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심화하는 수도권 주택 공급 절벽,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

수도권 주택 시장은 2026년 이후 심각한 공급 절벽에 직면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6년 2만7,115가구에서 2027년 1만7,013가구, 2028년에는 1만3,565가구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공급 감소는 2025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전년 대비 26.3%, 분양 물량이 53.3% 줄어든 데 이어, 2026년 1월에도 인허가와 분양이 각각 71.9%, 12.6% 감소하는 등 선행 지표의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이다. 이는 지난 수년간 정부 규제, 고금리, 부동산 정책 혼선, 인허가 절차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공급 부족은 전세 및 매매 가격의 동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서울 전세 상승률은 4.7%로 매매 가격 상승률 4.2%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세난을 견디지 못한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2026년 1월 기준 월세 비중이 6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시장 불안정은 고정 수입이 적거나 자산 대부분이 주택에 묶여 있는 고령층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월세 전환 가속화는 매달 지출해야 하는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켜 노인 빈곤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착공하고, 2026년에는 수도권 공공택지에 5만 호 이상 착공, 2.9만 호 분양을 추진하는 등 공급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용산 등 도심 내 6만 호 추가 공급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들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당장의 공급 공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15만 개 노인 일자리, 주거 안정의 해법 될까

정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하여 2026년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 규모인 115만2천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2025년 109만8천 개보다 4.9% 증가한 수치이며, 총 2조385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노인 일자리는 크게 공익활동형, 역량활용형, 민간형으로 나뉜다. 공익활동형은 월평균 30시간 근무에 29만 원을 지급하며, 주로 기초연금 수급자 대상의 사회 참여 활동이다. 역량활용형은 월평균 60시간 근무에 76만1천 원을 지급하며, 은퇴 전 경력을 활용하는 베이비붐 세대에 적합한 유형이다.

이러한 노인 일자리 확대는 노년층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소득 보전을 통해 빈곤 완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실제로 노인 일자리 참여 대기자가 매년 10만 명 안팎에 달하고, 최근 97만 개 일자리 모집에 122만 명이 지원하여 1.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가 매우 높다.

그러나 노인 일자리가 수도권의 급등하는 주거 비용을 감당할 만큼 실질적인 주거 안정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이다. 공익활동형의 월 29만 원, 역량활용형의 월 76만1천 원은 치솟는 전월세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 노인 가구의 근로소득, 가처분소득, 소비 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경상소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경제적 지위가 악화될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는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노인 일자리가 주거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해소하기보다는 생활비 보조 및 사회 활동 참여라는 간접적인 효과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내 집에서 나이 들고 싶은' 고령층의 딜레마와 정책 과제

대부분의 고령층은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내 집에서 나이 들기(Aging in Place)'를 선호한다. 65세 이상 시니어의 80%가 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 85%는 현재 집에 계속 거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국의 고령층은 자산의 79%가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어 현금 자산이 부족한 '부유한 가난'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수도권 공급 절벽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자산은 있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은 노후 생활 자금 마련과 주거 안정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노인 주거 정책은 저소득층을 위한 고령자 복지주택(2024년 기준 전국 84곳 지정, 32곳 입주 완료)과 고소득층을 위한 민간 실버타운으로 양분되어 있어, 중산층 고령층을 위한 주거 선택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층은 주거 지원 정책의 우선순위로 식사, 청소, 돌봄 등 주거 생활 서비스(40.3%)와 노후 주택 개조(22.7%)를 꼽았으나, 정책은 신축 주택 공급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는 2026년 하반기 은퇴자 마을 기본계획 수립, 돌봄 및 무장애 설계가 적용된 고령친화 임대주택 3천 호 공급 등 고령자 주거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고령자돌봄주택 특별법' 발의를 통해 중산층도 이용 가능한 시니어 주거 시설 공급 확대를 위한 세금 감면 및 주택도시기금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긍정적이나, 고령층의 다양한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주거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결론적으로 수도권 공급 절벽과 115만 개 노인 일자리 정책은 초고령사회 주거 안정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일자리가 소득 보전의 역할을 하지만, 급등하는 주거 비용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베이비붐 세대의 '내 집에서 나이 들기' 욕구와 자산 구조는 주거 전환의 딜레마를 야기한다.

향후 정부는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고령층의 특성을 면밀히 반영해야 한다. 단순히 주택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기존 주택의 개조 지원을 확대하고, 주택연금 등 자산 유동화 상품의 문턱을 낮추며, 소득 수준별 맞춤형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 일자리 정책 역시 단순한 숫자 확대에서 벗어나 고령층의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는 소득 수준과 연계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초고령사회 주거 안정은 주택 정책과 복지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는 복합적인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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