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과 불안정한 주거 환경 속에서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이 멀어지고 있다. 정부가 다양한 청년 적금 및 주거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택 공급 부족 심화와 가계부채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청년들의 자산 형성 노력마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과연 청년 적금은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을까.
▲ 2026년, 현실화된 '공급 절벽'의 그림자
2026년은 주택 시장에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5년 23만 8372세대였던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6년 17만 2270세대로 약 2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은 28%, 서울은 무려 48%의 입주 물량 감소가 관측된다. 서울의 경우 2025년 3만 7178가구에서 2026년 2만 5967가구로 1만 가구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신규 착공 실적 저조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설사의 공사비 부담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신규 착공을 기피하게 만들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중단이나 지연을 초래하며 장기적인 공급 부족의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있다.
공급 절벽은 특히 전세 시장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서울 전세 가격 상승률은 4.7%로, 매매 가격 상승률 예측치인 4.2%를 상회하며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는 '역전 현상'이 심화될 추세이다. 이는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켜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당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청년 적금, '고위험 가구'의 덫에 빠지다
주택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은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6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고위험 가구 45만 9천 가구 중 20~30대 청년층이 16만 가구를 차지하며 전체의 34.9%에 달했다. 이는 5년 전 22.6%에서 12.3%포인트 급증한 수치로, 청년층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순자산 마이너스'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청년층 '고위험 가구'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득 수준과 자산 축적도가 낮은 청년층이 주택 구입이나 주식 투자 등을 위해 무리하게 부채를 차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고위험 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비고위험 가구보다 3억 7천만 원 적고, 총부채는 8천만 원 더 많아 현금 유동성 대응 능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책형 금융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5년 만기 '청년도약계좌'는 월 최대 70만 원 납입 시 정부 기여금과 이자 비과세 혜택을 통해 만기 시 최대 5천만 원 안팎의 목돈 마련을 지원한다. 또한 2026년 6월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적금'은 3년 만기로 월 최대 50만 원 납입 시 우대형 기준 최대 22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어 단기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적금 상품만으로는 치솟는 주택 가격을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은 연 최고 4.5% 금리와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1년 이상 가입 및 1천만 원 이상 납입 시 최저 연 2.2% 금리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해주는 '청년주택드림 대출'과 연계된다. 하지만 이 대출은 분양가 6억 원,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제한되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사실상 활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기도의 84㎡ 평균 분양가가 7억 5천만 원을 넘어서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
▲ 대출 절벽과 주거 정책의 한계, 청년의 선택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는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2026년 모든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1.5%로 확정했는데, 이는 2025년 1.7%보다 낮아진 수치로 신규 대출 공급이 9조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대출 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여름 이사철 등 주택 거래 수요가 몰리는 시점에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닫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규제는 고신용자 위주 대출, 가산 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져 실수요자, 특히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에게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하거나 원하는 시기에 대출을 받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정부는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026~2030)'을 통해 43만 명 이상에게 주거비 지원을 제공하고, 공공주택 40만 호 이상을 공급할 방침이다. 서울시 또한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 채를 공급하고, 분양가의 20%만 계약금으로 내고 20년간 잔금을 갚는 '바로내집'과 같은 새로운 유형을 도입할 계획이다. '청년월세지원사업'은 월 최대 20만 원을 24개월간 지원하며, 서울시도 2026년 사업 공고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당장의 공급 부족과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청년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과 함께 자녀 1명당 월평균 140만 원에 달하는 양육비 부담으로 인해 출산을 망설이는 등 삶의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공급 절벽'과 가계부채 규제 강화는 청년 적금만으로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이다. 청년들은 단순히 저축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정부의 다양한 주거 지원 정책과 금융 상품의 조건을 면밀히 파악하고, 자신의 소득과 자산 상황에 맞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 목돈 마련을 위한 '청년미래적금'과 장기 자산 형성을 위한 '청년도약계좌', 그리고 '청년형 ISA' 등을 활용하되, 주택 구매 시에는 정책 대출의 현실적인 한계를 인지하고 지역별 주택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위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분양가 상한선 등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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