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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AI 주권 지킬까? 반전의 기회는?

재경 마켓부 기자
K-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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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산업 지형을 뒤흔들며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패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합니다. 대한민국은 'K-반도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왔지만, AI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과연 한국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AI 주권을 지켜내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민간의 혁신이 맞물려 2026년은 K-반도체가 AI 시대의 '골든타임'을 잡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도체 특별법'과 1000조 투자, 든든한 방패 될까?

대한민국은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6년 1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도체 특별법)은 K-반도체 도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특별법은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는 물론 설계, 제조, 패키징,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이르는 반도체 산업 전 공급망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법안에 따라 대통령 소속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5년 단위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이 수립됩니다. 또한 10년 기한의 반도체 특별회계를 통해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 전력, 용수, 폐수, 도로 등 산업기반시설 구축 비용을 지원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기업 투자 부담을 줄일 계획입니다. 이는 기술 개발과 실증센터 구축, 소부장·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육성, 전문 인력 양성 및 해외 인재 유치, 규제 및 인허가 특례 등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지원 근거를 포함합니다.

정부는 2026년 'AI 3대 강국'과 '반도체 2강'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연구개발(R&D) 예산 35조 원 중 AI 분야에만 기존 대비 세 배 높은 9조 9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한, 'AI G3' 도약과 'AI 시대 K-반도체 육성'을 위해 2047년까지 경기 남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1000조 원을 웃도는 대대적인 민관 합동 투자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국가 산단(360조 원)과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600조 원) 등 민간의 압도적인 자본력이 바탕이 되며, 정부 역시 33조 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통해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개발과 전용 팹리스 구축, 핵심 인프라 확충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5년간 총 50조 원 규모의 자금을 AI와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입하며, 올해에만 10조 원을 우선 공급하여 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특히 전력 소모와 비용 부담이 큰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시장을 정면 돌파하기보다 저전력 고효율의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공 분야 국산 NPU 도입 확대 및 온디바이스 AI 시장 육성을 통해 수요 창출을 유도할 전략입니다. 2026년 3월 25일 최종 확정된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은 2028년 4분기까지 최소 5만 장 이상의 첨단 GPU를 정부 주도로 확충하고, 2026년 4분기까지 국산 AI 반도체 도입 방안을 마련하여 2030년 4분기까지 단계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HBM 넘어 '패키징 전쟁' 승부수, 한국의 비밀 병기는?

AI 반도체 경쟁의 승부처는 더 이상 단순히 회로를 미세하게 만드는 '나노 공정'에만 있지 않습니다. 2026년을 기점으로 서로 다른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정교하게 통합하는 '패키징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습니다. AI 플랫폼의 요구 수준이 높아질수록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이어지는 통합 솔루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HBM 자체가 첨단 패키징의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이미 '패키징 전쟁'의 한 축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 메모리와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동시에 보유한 전 세계 유일한 기업으로, 연산 칩과 메모리 칩을 통합하는 패키징 경쟁에서 구조적인 강점을 가집니다. SK하이닉스 역시 AI 시대의 메모리 패권을 쥐며 2025년 매출 97.1조 원, 경이로운 수익성 개선을 달성했습니다.

AI 모델이 진화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2026년까지 강력한 '빅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토큰(AI가 처리하는 최소 텍스트 단위) 수가 2배 증가하면 필요한 HBM은 4배 증가한다는 분석처럼, AI의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요처도 엔비디아 외에 구글(TPU), 아마존(Trainium) 등 자체 AI 반도체(ASIC) 시장이 확대되면서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인 퓨리오사AI는 2026년 4월 2일, HBM을 탑재한 2세대 AI 추론 특화 칩 '레니게이드(RNGD)' 양산에 돌입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정부는 퓨리오사AI와 같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을 대규모 데이터센터 공공 실증 사업, 정부 수요 확대,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해 적극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인재 양성과 공급망 다변화, AI 주권의 열쇠

AI 시대에 K-반도체가 국가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더불어 인재 양성,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AI와 반도체 산업 성장의 혜택이 사회 전반에 폭넓게 퍼지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교육부는 2026년 4월 2일, 인하공업전문대학을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AI 융합과정 운영대학으로 선정하고 5억 원의 추가 재정을 지원하며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AI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또한, '첨단분야 인턴십 및 글로벌 교육과정'을 통해 우수 학생들에게 기업 인턴십과 해외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실무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성남시 또한 2026년 4월 1일 'ICT 융합 협의회'를 출범하며 반도체와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인력 양성 및 협력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습니다.

한편,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를 넘어 AI, 바이오 등 첨단 기술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효율성보다는 안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게 중국 리스크와 미국 제재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있으며,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적 자산 보호'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공정의 난이도 증가에 따른 연구 개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설계 전문 '팹리스'로 전환함에 따라,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과 고사양 메모리 공급 능력을 갖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독보적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는 영어 기반의 해외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할 때 더 많은 컴퓨팅 연산량과 비용을 소모하는 문제가 있어, 자체 거대언어모델(K-LLM) 개발을 통한 데이터 주권 확보가 시급합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병목 현상 해결을 위한 액침 냉각 기술과 대규모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인프라 확충도 핵심 과제로 제시됩니다.

결론: 초격차 유지 넘어 'AI 주권' 확보로

K-반도체는 AI 시대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대규모 민관 투자, 그리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혁신적인 기술 개발은 한국이 AI 반도체 패권을 쥐고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됩니다. 특히 HBM을 넘어선 첨단 패키징 기술 경쟁에서 한국의 강점은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와 공급망 재편, 그리고 인재 확보 경쟁은 여전히 K-반도체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인재 양성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며,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독자적인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또한, 미중 갈등 속에서 유연하고 전략적인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K-반도체가 기술 초격차를 넘어 'AI 주권'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학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2026년은 K-반도체가 AI 주권을 지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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