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주거비 부담은 많은 이들에게 큰 숙제입니다. 특히 매달 지출되는 월세는 가계 경제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정부가 2026년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이 이러한 월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통합 돌봄, '살던 곳에서' 주거 안정을 돕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이 병원이나 요양 시설이 아닌, 익숙한 자신의 집과 동네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일상생활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입니다. 이 제도는 노쇠, 질병,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적 필요도가 높은 중증 장애인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하며,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돌봄 필요도'에 따라 지원 대상이 결정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통합 돌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주거 지원'입니다. 이는 단순히 돌봄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대상자가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주거 지원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케어안심주택' 운영입니다. 이는 돌봄 환경이 조성된 공공임대주택에서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모델입니다. 둘째, '주택 개조' 지원입니다. 낙상 예방을 위한 문턱 제거, 안전 손잡이 설치, 미끄럼 방지 타일 시공 등 고령자 친화적인 집수리를 지원하여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셋째, 병원이나 요양 시설에서 퇴원한 고령자가 지역사회로 돌아가기 전 일정 기간 머물며 돌봄과 재활 서비스를 받는 '중간집'과 같은 단기 지원주택을 제공합니다. 또한, 통합 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공공임대주택 등 보다 저렴한 주거 옵션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연계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 월세 부담 경감, 통합 돌봄의 '숨겨진' 효과
통합 돌봄이 월세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여주는 '월세 보조금' 형태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가계의 주거 관련 지출을 간접적으로 경감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가장 큰 효과는 '불필요한 시설 입소 방지'입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고가의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 시설 입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통합 돌봄 참여군의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 비용이 대조군 대비 41만 원 감소했으며, 퇴원 환자의 경우 152만 원까지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통합 돌봄이 불필요한 입원 및 입소를 줄여 의료·요양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결과적으로 가계의 지출을 줄이는 데 기여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주택 개조 지원은 현재 살고 있는 월세 주택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굳이 더 비싼 '맞춤형 주택'으로 이사할 필요성을 줄여줍니다. 이는 이사 비용과 함께 더 높은 월세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통합 돌봄은 방문 진료, 방문 간호, 재활, 가사 지원, 영양 도시락 제공 등 4개 분야 30종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제공하는데, 이러한 서비스들은 개인이 별도로 지불해야 할 비용을 줄여주어 결과적으로 월세 등 다른 생활비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통합 돌봄: 과제와 나아갈 길
통합 돌봄은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현재 통합 돌봄의 주거 지원은 주로 주택 개조나 케어안심주택 연계에 집중되어 있으며, 월세 자체를 직접적으로 보조하는 제도는 보편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 임차 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부담률은 25.4%로, 다른 특성 가구에 비해 7.7~9.6%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고령층의 월세 부담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통합 돌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주거 지원과 재활 서비스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2026년 통합 돌봄 예산으로 914억 원이 배정되었으나,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실제 사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620억 원에 불과하여, 시·군·구당 평균 2억 7천만 원 수준에 그칩니다. 이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나 인프라 확충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저소득 고령층을 위한 주거비 보조금 지원을 강화하고, 노인 친화적인 주택 개조 지원을 확대하는 등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역 간 돌봄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고, 보건-복지 연계를 강화하며, 급증하는 돌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돌봄이 필요한 모든 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살던 곳을 떠나지 않고, 존엄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 안정과 돌봄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한국형 돌봄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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