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우리 사회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에서 AI 전용 인프라 구축이 노인 일자리 창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AI가 청년층의 정형화된 업무를 대체하며 고용 위축을 가져오는 반면, 고령층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AI 시대, 고령층 일자리 지형의 변화
AI 기술의 확산은 고용 시장에 세대별로 상이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3년간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만 1천 개 감소했으며, 이 중 98.6%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발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20만 9천 개 증가했고, 그중 69.9%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해당했습니다. 이는 AI가 주니어 세대가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 업무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하는 반면, 시니어 세대의 경력에 기반한 암묵적 지식, 협업, 조직 관리, 대인 관계 등 AI가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업무에서는 고용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즉, AI는 인간의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을 넘어, 경험과 판단 능력이 중요한 영역에서 고령층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AI 인프라와 '픽셀 일자리', 고령층의 새로운 기회
AI 전용 인프라는 단순히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AI 학습에 필수적인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류하는 과정 또한 핵심 인프라의 한 축입니다. 이 과정에서 '픽셀 일자리'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업무가 고령층에게 주목할 만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픽셀 일자리'는 인공지능(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가공하는 '데이터 라벨링', 온라인 설문조사 참여, 오디오북 녹음 등 작은 단위의 디지털 작업을 통칭합니다. 이러한 업무는 유연한 근무 환경과 낮은 신체적 부담으로 노년층이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AI 학습 데이터 구축 전문 기업인 슈퍼브에이아이는 시니어 전문기업 에버영피플과 협력하여 평균 60세 이상의 데이터 라벨링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천시 또한 2023년부터 크라우드웍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협약을 맺고 '데이터 라벨러'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 100여 명의 시니어 데이터 라벨러를 양성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과 'K-클라우드' 프로젝트 등 AI 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 처리 및 관리 수요는 고령층에게 새로운 '디지털 노동'의 장을 열어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디지털 격차 해소와 맞춤형 교육의 중요성
AI 시대에 고령층이 새로운 일자리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격차 해소가 필수적입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약 51%가 키오스크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55세 이상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평균의 64.3%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부와 민간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국 '디지털배움터'에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 이용법, 키오스크 활용법 등 무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인가한 한국창직협회 부설 '시니어AI교육진흥원'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니어 AI 전문가 100만 명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생성AI 실무 활용 교육과 맞춤형 AI 교육 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창직협회는 "AI와 함께하는 시니어 일자리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시니어의 경험과 AI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직무 모델 개발 및 시니어-기업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타트업 메타본이 출시한 AI 기반 일자리 매칭 플랫폼 '시니어즈(SENIORZ)'는 고령층의 디지털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큰 글씨, 단순 버튼, 음성 안내 등을 적용하여 서비스 오픈 5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5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교육과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은 고령층이 AI 시대의 새로운 일자리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AI 전용 인프라 구축은 단순히 기술 발전을 넘어, 고령화 사회의 중요한 과제인 노인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고령층의 경험과 지혜가 데이터 라벨링과 같은 '픽셀 일자리'를 통해 AI 인프라의 한 부분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6년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15만 2천 개의 노인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인 가운데, AI 인프라 투자와 연계된 고령층 맞춤형 디지털 교육 및 일자리 연계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고령층이 AI 시대의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경제활동 주체로 자리매김하며 사회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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