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인 대내외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 정책의 방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유가와 고환율,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통화 당국이 내놓는 해법에서 특정 경제 원칙에 대한 강한 신념, 즉 '근본주의'적 접근이 엿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과연 한국 경제는 위기 속에서 어떤 '근본'을 지향하고 있을까요.
▲ 재정 건전성, 위기 속 '원칙'을 지키나?
2026년 4월 현재, 한국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와 고물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했습니다. 이 추경은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부가 이 추경 재원을 초과세수와 기금 자체 재원으로 마련하며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오히려 1조 원 규모의 국채를 상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것입니다. 이는 재정 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가채무 증가를 억제하고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려는 '원칙'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추경 편성이 2000년 이후 26년 중 20년에 달할 정도로 '일상화'되었다는 지적과 함께, 국가채무가 2029년에는 18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정부는 "성장과 재정 안정의 선순환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과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재정 규율을 강조하는 '재정 근본주의'적 시각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 미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시장 자율성 강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법인가?
한국 경제의 또 다른 '근본'적 지향점은 시장 자율성 강화와 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입니다. 정부는 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달성하기 위해 자본시장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불공정 거래 규제 강화, 공시 제도 정비 및 확대 등 제도적 환경 변화를 통해 시장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낮은 주가를 방치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저PBR' 기업 리스트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시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보장하려는 '시장 근본주의'적 접근과 궤를 같이합니다. 실제로 한국은 금융, 노동, 기업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정도를 나타내는 시장 규제 자유 수준이 세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외환 시장 전문가들 또한 환율 안정을 위해 규제 완화와 고용 유연성 확대를 통한 기업 투자 유도를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 꼽았습니다. 정부는 시장의 활성화, 정부 규제 완화, 개방화, 공정한 규칙 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는 시장의 자율적 기능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 잠재성장률 반등, 구조 개혁의 '절대 명제'
한국 경제는 2026년 1.8%에서 2.1% 수준의 완만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2025년 대비 개선된 수치이지만, 단순한 경기 회복을 넘어 경제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정부는 2026년을 '한국 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삼아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목표로 하는 경제 성장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가 전략 산업 육성(K-반도체, 방산 등), AI 대전환 및 초혁신 경제 추진, R&D 혁신 등 기술 선도 성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직된 노동 시장 유연화, 규제 혁파, 생산·물류 현장의 인공지능(AI) 및 로봇 도입을 가로막는 제도 개선 등 경제·산업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는 고성장 시절의 정책과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해법이 나오기 어렵다는 인식 아래, 효율과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재정, 금융, 산업 정책을 재설계하려는 '성장 근본주의'적 의지를 보여줍니다. 잠재성장률 0%대 위기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구조 개혁은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한 '절대 명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경제는 현재 재정 건전성 유지, 시장 자율성 강화, 그리고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구조 개혁이라는 세 가지 '근본'적인 원칙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넘어 장기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이러한 원칙 고수가 때로는 유연성을 저해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원칙을 지키되,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 맞춰 정책의 섬세한 조정과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중동 전쟁 장기화와 같은 외부 리스크에 대한 대응은 단기적 처방을 넘어 에너지 전환 정책 보완 등 보다 긴 안목의 구조 개혁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한국 경제가 진정한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칙'과 '유연성'의 조화로운 균형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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