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을 앞두고 '완전한 파괴' 위협을 가하고 있으나,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오히려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과거 경험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일종의 협상 전략으로 해석하며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 글로벌 증시 상승세와 이란 최후통첩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월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4월 8일 오전 9시)를 최종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 기한을 넘길 경우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 파괴 등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5분 현재 전장 대비 91.02포인트, 즉 1.67% 상승한 5,541.35를 기록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3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0.44%, 나스닥 종합지수가 0.54% 각각 상승하며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일본 닛케이25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가 각각 0.57%, 1.85% 오르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 'TACO' 학습효과와 시장의 낙관론
증시의 역설적인 강세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 패턴에 대한 시장의 학습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전 최대 압박을 가하다가 막판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이번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강도 높은 위협과 동시에 중재국들이 제안한 '45일 휴전안'에 대해 "충분치 않지만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병행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메시지 속에서 시장은 전쟁 확전 가능성보다는 종전 협상에 대한 낙관론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장중 한때 115.48달러까지 치솟았으나, 협상 기대가 부각되면서 최종적으로는 0.8% 오른 112.41달러로 오름폭이 축소되었다. 이는 시장이 이란 사태를 관리 가능한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국내 증시 견인차 삼성전자 호실적 및 외국인 매수 전환
특히 국내 증시의 상승폭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긍정적인 1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또한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 약 57조 원의 역대급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07억 원을 순매수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기관 역시 896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개인은 2,456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 등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여전히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순매도 규모가 최근과 비교해 크게 줄었으며, 4월 이후 반도체 순매수 강도가 강해지는 흐름을 보였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구글 터보퀀트, 메모리 가격 피크아웃 가능성 등으로 메모리 업황 불안이 높아졌음에도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이 이런 불안감을 상당 부분 덜어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모멘텀이 유지된다면 국내 증시의 회복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정치적 관점의 해석과 향후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군사적 관점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캠페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DS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패턴, 즉 '대북 최대 압박 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대중 관세폭탄 후 1단계 무역 딜'과 같이 최대 압박 이후 협상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는 전략이 이란 사태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이란 사태로 인한 공포가 정점에 달하고,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란 중재를 패키지딜로 묶어 종전을 도출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이는 11월 중간선거 전 유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와도 부합한다. 유가 150달러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내 휘발유 가격 6달러선 돌파와 공화당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 모색은 더욱 필연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시장은 단기적인 지정학적 불안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과 그에 따른 협상 타결 가능성에 주목하며 거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에 더 집중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