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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 90일 임기 만료 속 권력 공백 ... 법치주의 근간 흔들

이겨례 기자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 90일 임기 만료 속 권력 공백 ... 법치주의 근간 흔들
©연합뉴스 제공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의 헌법상 90일 임기가 만료되었음에도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회 승인 부재 속 대법원을 통한 통치 정당화 시도가 관측되며, 베네수엘라 법치주의의 중대한 시험대로 작용한다. 이 상황은 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 대통령 대행 체제, 헌법상 임기 만료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의 헌법상 임기는 4월 3일 만료되었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의 일시적 부재 시 부통령이 최대 90일간 대행직을 수행할 수 있으며, 국회 승인을 얻을 경우 90일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과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은 2026년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대통령이 미국군에 의해 구금되고 국외로 이송된 이후, 헌법 제233조에 의거하여 대통령 대행직을 맡았다. 대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의 구금 상황을 '강제적 부재'로 규정하고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에게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국회는 기한 만료 전까지 임기 연장 여부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정부 측도 관련 논평을 거부하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은 4월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성 주간 관광 지표를 공개하는 등 정상적인 국정 수행 행보를 지속했다.

▲ 권력 기반 강화 및 국제적 제약 해소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은 마두로 대통령의 부재 이후 국방장관과 검찰총장 등 정부 핵심 측근을 교체하며 권력 기반을 강화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국가 원수'로 인정받으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4월 2일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여 국제적 활동 제약을 벗도록 했다. 이는 미국의 대 베네수엘라 정책이 과거 마두로 정부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베네수엘라 유전 재건을 위한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며,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이 미국의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러한 국제적 지지와 경제 제약 해소는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의 국내외적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 대법원 통한 통치 정당화 시도와 법치주의 논란

전문가들은 마두로 정부 시절 정치적 위기나 내부 분쟁 시 대법원을 활용한 전례를 들며, 이번에도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법원을 동원하여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의 통치를 정당화할 것으로 관측한다. 콜롬비아 로사리오대 산하 베네수엘라 관측소의 로날 로드리게스 연구원은 AP 통신에 과거 사례를 볼 때 "그들은 성금요일 휴일 때문이라거나 날짜를 계산하는 방식 등 어떤 식으로든 설명을 만들어내려 할 것이며, 결국에는 대법원의 판결로 모든 것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인포바에는 이러한 행태가 정권 내부의 취약한 권력 균형을 드러내는 단면이며, 법적 절차 무시와 공백이 베네수엘라의 제도적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의 영구적 부재 시 30일 이내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지만, 대법원은 '강제적 부재'라는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여 이러한 헌법적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 국제사회 파장 및 향후 전망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 체제의 불확실한 지속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킨다. 헌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대통령 대행 체제를 연장하는 것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 비록 미국이 현재 로드리게스 정부와 협력하고 있지만, 이는 특정 국제 정세에 따른 전략적 판단이며, 장기적인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의 제도적 불확실성은 투자 환경을 악화시키고 만성적인 경제난과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정치적 불안정은 식량 부족 및 인도주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주변 국가들로의 난민 유출을 가속화하여 역내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사법부 독립성 훼손과 권위주의적 통치 강화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향후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추가 판결과 국회의 역할, 그리고 국제사회의 압력 및 인접 국가들의 대응이 베네수엘라의 미래 향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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