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주요 인프라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란 시민들이 자국 발전소와 교량 주변에 ‘인간 사슬’을 형성하며 저항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행위를 “완전히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 미국 대통령, 이란 인프라 공격 엄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핵심 인프라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후 세 차례의 시한 유예를 거쳐 미국 동부 시간으로 4월 7일 오후 8시를 최종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 기간 동안 중재국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7일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란에 대한 이러한 압박의 배경에 대해 그는 “여러분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 이란 시민사회, '인간 사슬'로 인프라 보호 시도
미국의 공격 시한이 다가오자 이란 현지 언론들은 이란 주요 화력발전소와 다리 앞에 시민들이 모여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군의 인프라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민간인들이 직접 시설을 둘러싸 방패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당국은 전국적인 ‘인간 사슬’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으며, 1400만 명 이상이 참여 등록을 했다고 주장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도 이란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CNN에 따르면, 이란 청소년부 차관 알리레자 라히미는 "밝은 미래를 위한 이란 청년 인간 사슬"이라는 전국적인 캠페인을 발표하며 젊은이, 문화 및 예술계 인사, 운동선수, 학생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그는 화요일 오후 2시에 전국 발전소 주변에 모여 민간 인프라 공격이 전쟁 범죄임을 천명하자고 촉구했다. 이란 국영 이르나 통신은 이란 남부 부셰르 핵발전소 인근에서 인간 사슬이 형성된 모습을 보도했으며, 이란 국영TV와 메흐르 통신은 타브리즈와 마샤드의 주요 발전소 인근에 수십 명이 모인 모습을 내보냈다. 과거 이란은 서방과의 핵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도 핵 시설 주변에 인간 사슬을 만든 전례가 있다.
▲ 미국 대통령의 '불법' 규정과 국제법적 쟁점
트럼프 대통령은 4월 7일 NBC 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란 시민들의 ‘인간 사슬’에 대해 “완전히 불법”이라며 “그런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 최고위 참모들은 이란 내 민간 인프라 시설도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 측근 인사들은 이란군이 도로망을 미사일이나 드론 자재 운송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도로도 타격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발전소 타격이 민심 동요를 유도하고 이란 핵 개발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정당한 군사적 목표물로 간주해야 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현직 군 관계자들은 단순히 적을 압박하기 위해 상대방의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경고한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민간 인프라 공격이 국제법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고 경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러한 공격으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은 과거에도 중동 지역 전쟁에서 교량과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한 사례가 있지만, 당시 공격은 군사적 이점이 명백하고 민간인에게 과도한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 협상 상황과 글로벌 파장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이란과의 협상 상황과 관련해 “지금 우리는 치열한 협상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CBS 뉴스에 따르면, 파키스탄 총리 셰바즈 샤리프가 이란과 휴전 협상을 중재 중이며, 2주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인터뷰에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만약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 유전, 그리고 하르그 섬(Kharg Island)을 완전히 파괴하여 공세를 확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러한 긴장은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으며, 세계 에너지 공급에도 영향을 미쳐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에너지 위기 우려를 증폭시킨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에너지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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