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중재로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고조되던 중동 긴장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조치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 중동 긴장 완화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의미
미국과 이란은 2026년 4월 7일(현지시간) 2주간의 잠정 휴전 합의를 발표했다. 이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최후통첩 시한을 불과 약 1시간 30분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문명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바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중재로 성사된 이번 합의는 이스라엘 또한 공습 중단에 합의했다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CNN에 의해 전해졌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성명을 통해 2주 휴전에 동의했으며, 이란 측이 제시한 10개 항의 종전안을 미국이 전부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군과의 조율 및 기술적 한계를 고려해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오는 4월 10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최종 합의를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이다. 이 해협의 봉쇄 여부는 국제 유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경제 안보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중동 전쟁이 13일 차에 접어들었을 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번 휴전 합의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며 시장의 즉각적인 안도감을 반영했다.
▲ 미국 정치권의 상반된 반응과 평가
이번 2주간의 휴전 합의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체로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했다.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어이없는 허세에서 벗어날 진출구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드 마키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휴전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애초부터 이 불법 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이는 이란에 "역사를 바꾸는 승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짐 맥거번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폭격하기 전에 개방돼 있었던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이란 폭격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공화당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를 영리하고 전술적인 행보로 평가했다. 릭 스콧 연방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이번 합의를 "이란에 책임을 묻기 위한 강력한 첫걸음"이라며 "혼란과 나약한 유화 정책보다 힘을 통한 평화를 중시하는 리더가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했다. 연방상원 내 이란 매파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외교를 통해 이란 정권의 공포 통치를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이란이 과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파괴한 적대 행위에 대해 보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새 합의가 2015년 핵합의와 마찬가지로 상원의 검토를 받아야 하며,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이 미국 통제 하에 이란에서 제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댄 크렌쇼 하원의원(공화·텍사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혼란과 약한 유화 정책에 맞서 힘을 통한 평화를 가져오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 합의의 외교적 맥락과 향후 전망
이번 2주 휴전 합의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과 함께 중국의 개입도 휴전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10개 항의 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 합의가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을 미국이 수용함으로써 "거대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주장해 양측 간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이란이 포괄적인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휴전 후 후속 협상'을 통해 종전을 모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피해 보상, 역내 미군 기지 철수, 호르무즈 해협 통행 통제권 등을 요구하며,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제로화 및 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을 내걸고 있어 입장 차이가 크다.
국제 유가는 휴전 소식에 급락했으나, 2주라는 제한적인 기간 때문에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란 측은 "손은 여전히 방아쇠 위에 있다"고 경고하며 적의 실수가 있을 경우 즉각 대응할 것임을 밝혀 불안한 휴전 상태를 시사했다. 이번 잠정 합의가 중동의 항구적인 평화로 이어질지, 혹은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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