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사파리에서 늑대 한 마리가 탈출해 관계 당국이 긴급 수색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맹수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과거 탈출 사례와 유사하게 반복되며 안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인근 초등학교에 안전 조치가 강화되는 등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 오월드 사파리 늑대 탈출, 늑장 신고 논란
대전 중구 오월드 사파리에서 늑대 한 마리가 탈출한 것은 8일 오전 9시 18분께다. 2024년생 2살 수컷으로 몸무게 30㎏의 성체 늑대 '늑구'는 사파리 울타리 밑 땅을 파고 우리 밖으로 나갔다. 오월드 측은 오전 9시 30분께 폐쇄회로(CC)TV를 통해 늑대 한 마리가 없는 것을 확인했으나, 경찰과 소방 당국에 신고한 시점은 약 40분 뒤인 오전 10시 10분께로 파악됐다. 이는 자체 수색에 나서다 여의치 않자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추정되며 늑장 신고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위급사항 최고 단계인 코드 제로를 발령하고 기동대와 특공대 등 110명을 동원했다. 소방 37명과 오월드 직원 100명도 오월드 내부와 보문산 일대 수색에 합류했다. 늑대는 오후 1시 23분께 오월드에서 직선거리 1.6㎞ 떨어진 산성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목격됐다. 관계 당국은 늑대가 오전 11시 30분께 오월드 밖으로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수색 본부를 산성초 인근으로 옮겨 아동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에 집중했다. 대전시는 재난 문자를 통해 늑대 탈출 사실을 알리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오월드를 찾은 방문객들은 영업 중단에 발길을 돌리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 8년 만의 맹수 탈출 재연, 반복되는 관리 부실
오월드에서 맹수 탈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9월 19일, 퓨마 한 마리가 사육장에서 탈출해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대전도시공사는 마취총을 맞은 퓨마가 도주 후 공격성을 보여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감사를 통해 오월드의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감사 결과 퓨마 사육장에는 2인 1조로 출입해야 하는 수칙에도 불구하고 공무직 보조사육사 1명만 청소 후 안쪽 출입문을 잠그지 않은 채 퇴장했으며, 사육장 퓨마 한 마리가 사라진 사실은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5시가 돼서야 인지됐다. 심지어 사육시설 내 2개의 CCTV는 모두 고장 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이러한 관리 소홀로 오월드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은 중징계를, 실무직원은 경징계를 받았다. 당시 대전시는 동물원 운영 전반에 걸친 개선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8년 만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안전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한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 동물권 단체 "동물원 역할 재검토, 인도적 포획" 촉구
잇단 맹수 탈출 사고는 오월드의 동물 관리 부실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시민들과의 오월드 모니터링 결과 사육 환경이 생태 특성에 맞지 않아 동물들이 정형행동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번째 탈출 사고로 동물 관리에 구멍이 있음이 확인되었다"며 대전시가 추진하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놀이시설 중심의 테마파크 조성보다는 동물 종 특성을 반영한 사육 환경 제공과 충분한 인력 확보를 통한 동물 복지 강화가 세계적인 추세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역시 "동물원이 상업적 전시 공간이 아닌, 보호가 필요한 야생동물을 비상업적으로 보호·관리하는 공공적 시설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어는 특히 퓨마 사살 전례를 들어 이번 늑대 포획 과정에서 인도적인 원칙이 지켜질 것을 촉구했다. 늑대의 특성상 무리 짓지 않는 이상 공격성이 크지 않으므로 안전한 구조와 격리가 가능하며, 과거와 같은 비극적 선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오월드 관리 시스템 전반 개혁 요구 증대
이번 늑대 탈출 사고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오월드 운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거 퓨마 탈출 이후의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대형 놀이시설 중심의 동물원 운영 방식이 동물의 생태적 특성과 복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시민 안전과 동물 복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오월드의 관리 시스템과 향후 재창조 사업 방향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대대적인 개혁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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