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부과된 관세가 시차를 두고 올해 국내 소비재 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의 길이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선 경제 전반의 구조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 관세 패스스루, 물가 상승의 숨겨진 주범
관세 패스스루(Tariff Pass-through)는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되었을 때, 이 관세 부담이 최종 소비자가격에 얼마나 전가되는지를 나타내는 경제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원가가 상승하고, 기업들은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이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 이 과정에서 관세는 마치 보이지 않는 세금처럼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 특히 2025년 주요 수입 품목에 부과된 관세는 당시에는 그 영향이 미미해 보였으나,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국내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입업체들은 관세 부과 후 재고 소진 및 계약 기간 조정 등의 과정을 거치며 가격 인상을 유예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차가 해소되면서 뒤늦게 물가에 영향을 미 미치는 것이다.
▲ 시차를 둔 수입 물가 전이, 인플레이션 심화 요인
관세 패스스루 현상이 실제 소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수입 물가 전이'라는 과정을 통해 나타난다. 2025년에 부과된 관세는 즉각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보다 약 6개월에서 1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올해 국내 시장에 파급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재고 소진, 신규 계약 물량 도입, 그리고 시장 내 경쟁 상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다. 특히 식료품, 의류, 생활용품 등 필수 소비재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많아 관세 부과에 따른 원가 상승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이되는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 단순히 해당 품목의 가격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생산되는 유사 제품의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낳아 전반적인 물가 지수를 끌어올린다. 이처럼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수입 물가 전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누적시켜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우려, 정책 당국의 딜레마
2025년 관세 부과가 올해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이미 고물가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은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직면하며 구매력 저하를 겪고 있으며, 이는 가계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책 당국은 이러한 상황에서 복잡한 딜레마에 빠진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경우 경기 둔화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 긴축을 완화하면 물가가 더욱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달 발표된 여러 경제 지표들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수입 물가 전이 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국제 정세와 환율 변동성 등 외부 요인에 의해 관세의 물가 전이 효과가 더욱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세 패스스루와 수입 물가 전이 현상은 단기적인 물가 변동을 넘어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에도 국제 무역 환경의 변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수 있다. 정부는 단순한 가격 통제를 넘어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기업들 또한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 계획과 정보 탐색을 통해 물가 상승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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