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행 불안정 지속 시 유럽 항공 산업 심각한 타격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지부는 3주 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유럽연합(EU) 내 구조적인 항공유 부족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 전반에 걸쳐 혹독한 경제적 영향을 초래할 전망이다.
▲ 호르무즈 해협 위기, 유럽 항공유 공급망에 드리운 그림자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지부 올리비에 얀코벡 사무총장은 최근 유럽연합(EU) 에너지·관광 담당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3주 안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안정적인 방식으로 재개되지 않을 경우, 구조적인 항공유 부족 사태가 EU에서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얀코벡 사무총장은 항공유 부족 사태가 지역 내 공항 운영과 항공 연결성을 심각하게 교란할 것이라며, 이는 유럽 전반에 걸쳐 혹독한 경제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그는 항공유 부족 사태를 더는 시장에만 맡겨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 지적하며, EU가 항공유 공동 구매에 나서는 한편, 항공유 수입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것과 같은 정책적 대응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 유럽 정유 산업 축소와 중동 의존 심화
지난주 유럽 기준 항공유 가격은 1톤(t)당 1,83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란 전쟁 개전 전 800달러대였던 가격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북해 등에 유전을 보유한 유럽은 전통적으로 정유산업이 발달한 지역이었으나, 탄소중립 전환 노력과 강화되는 환경 규제 속에서 정유 시설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그 결과, 유럽은 항공유와 같은 석유제품을 중동 지역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가디언은 이러한 유럽의 상황이 한국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지만 정유산업이 여전히 발달해 원유를 수입, 가공한 뒤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남는 석유제품을 대량 수출할 수 있다. 반면, 유럽은 정유산업 규모를 줄인 탓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항공유를 도입해야 하며, 이는 특정 석유제품 부족 사태 발생 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한석유협회(KPA)에 따르면, 작년 한국은 약 684억 달러 상당의 원유를 도입했고, 407억 달러 규모의 휘발유·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접적인 항공유 공급 차질 우려
정유산업 규모를 줄인 유럽은 여러 석유제품을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동 지역에서 대거 수입해왔다. ACI가 공급난을 경고한 항공유의 경우, 60% 이상을 걸프 지역의 정유시설에서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 데이터 제공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럽행 항공유 운반선은 지난 6일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인 봉쇄가 계속된다면, 유럽은 최근 겪었던 가격 급등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항공유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항공 요금 인상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겠지만, 항공유의 전면적인 부족으로 인해 사람들과 기업이 여행을 포기하거나 수출을 보류하게 된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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