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산업은 정부 주도의 AX(AI 전환) 속도전과 금융권 실전 도입이 맞물리며 전환 격차가 부각됐다. 국방, 지방자치단체로 AI 적용이 확산되며 AX가 개념을 넘어 실행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기업 전반의 도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 정부, 국방·지방까지 AX 확산 속도 높여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국방 분야는 물론 지방까지 AI 전환(AX)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는 국방 AX 가속화를 위한 고위급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KAI는 항공 중소기업 AX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건의하며, 미국·이란 전쟁에서 활용된 저비용 무인 전투 공격 체계 '루카스'(LUCAS)와 같은 무인기의 조기 도입을 제안했다. 위원회는 항공 중소기업 대상 AX 전환 지원책을 검토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 'K-루카스' 등 무인기 도입·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위원회는 지난 6일 대구와 울산을 방문해 '5극 3특 기반 AX 혁신벨트 구축' 관련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대구 수성알파시티에서는 지역 거점 AX 혁신기술개발 사업 추진 현황을 살펴봤다. 해당 사업은 5년간 총사업비 5,510억원(안)을 투입해 대구를 AI, 로봇, 반도체가 융합된 글로벌 AX 연구개발 및 산업 실증 거점으로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울산에서는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SK AI 데이터센터 구축 현장을 찾아 AI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컴퓨팅 인프라 조성 현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AI가 전쟁 양상까지 바꾸는 상황에서 '속도감 있는 AX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삼성SDS·우리은행, '에이전트 뱅킹'으로 금융 AX 실행 단계 진입
금융권에서는 AI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반 AX'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SDS는 우리은행과 함께 175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AI 에이전트 뱅킹'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고객 응대부터 내부 업무까지 AI가 직접 수행하며, 기존 업무 프로세스도 AI 중심으로 재설계된다. 연내 90여개 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하고 내년까지 확대 구축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업무 처리 속도는 약 30%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에서 삼성SDS는 자체 AI 에이전트 플랫폼 패브릭스를 기반으로 우리은행 AI 에이전트 플랫폼과 서비스를 새롭게 구축하고, 다양한 언어 모델을 제공해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또한 기존 은행 시스템과 AI를 연결하고 에이전트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은 5월부터 착수하여 올해 12월 약 90개 AI 에이전트를 우선 선보이고 내년 8월까지 순차적으로 확대 구축해 AI 기반 금융 업무 환경을 완성할 계획이다.
▲ 직장인 AI 활용 일상화…기업 AX 도입률은 5.3%
AI 활용은 이미 개인 차원에서 일상화되었지만, 기업 전반에서는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원티드랩이 발간한 '2026 AX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기업 인사 담당자 130명과 직장인 2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직장인 응답자의 92.1%가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 중 86%는 업무에서 거의 매일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AI 활용으로 결과물의 품질이 향상되었다는 응답은 95.8%, 업무 속도 개선을 체감했다는 응답은 78.4%로 나타났다. AI를 통해 확보한 시간은 '기존 업무의 품질 개선'(46.7%)이나 '신규 프로젝트·서비스 기획'(18.7%)에 활용하는 비중이 높았다.
반면 기업 차원의 AX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업의 97% 이상이 향후 3년 내 AX가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사 차원에서 AX를 도입한 기업은 5.3%에 그쳤다. 응답 기업의 79.7%는 여전히 시범 적용(41.6%)이나 검토 단계(38.1%)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티드랩은 이러한 격차가 기술보다 인재와 전략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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