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고 수익률 18.82%를 기록하며 기금 1천500조 원 시대를 연 국민연금이 7년 간 사문화되었던 주주대표소송 카드를 다시 꺼낸다. 재계 반발과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멈춰 있던 제도가 기금운용본부의 소송 결정권 일원화로 실행력을 확보하며 경영 감시 체계를 가동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18.82%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기금 1천500조 원 시대를 연 가운데, 7년 동안 사실상 사용되지 않았던 주주대표소송 제도의 실행력 확보에 나섰다. 주주대표소송은 이사가 고의 또는 실수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음에도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주주인 국민연금이 직접 나서 해당 임원에게 책임을 묻는 제도다. 2019년 관련 지침 마련 이후 단 한 차례도 실행되지 않았던 이 제도는 재계의 강력한 반발과 국민연금 내부의 복잡한 결정 구조라는 난관에 부딪혀왔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국민연금의 민간 기업 경영 간섭이 기업 활동 위축과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 추진에 반대해왔다. 또한, 소송 결정 주체를 기금운용본부로 할지, 외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할지를 두고 수년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실행이 지연되었다.
▲ 7년 만에 재점화된 주주대표소송
재계는 외부 위원들의 소송권 행사가 정치적 판단에 휘둘릴 가능성을 우려한 반면, 시민단체는 독립성을 위해 외부 위원들의 주도를 강조하며 이견을 보였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정작 소송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를 소송 제기 여부 결정의 원칙적 주체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하며 이 해묵은 매듭을 풀었다. 이는 결정 과정을 단순화하여 실제 소송 필요 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실무적인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여 재계의 오해를 줄이고 실행력을 높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 재계 반발과 내부 갈등 극복 ▲ 기금운용본부 소송 결정권 일원화…경영 감시 대상 확대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의 경영 감시 대상도 대폭 확대된다. 기존에는 법규 위반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경우에만 소송을 검토했으나, 앞으로는 배당 정책이나 산업 안전 등 중점관리 사안에 대해 국민연금과 비공개 대화를 진행 중인 기업까지 소송 검토 범위에 포함된다. 이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소송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 또한 기관투자자의 감시 기능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국민연금의 이번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번 주주대표소송 카드 재점화가 단순한 기업 처벌이 아닌,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산을 지키는 집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선언임을 강조하며, 향후 첫 소송 대상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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