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물바가지가 잡은 수원화성 방화범

강선원 기자

작은 물바가지 하나가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전소 위기에서 구해냈다.

검찰은 16일 지난달 수원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사건과 관련해 40대 남성 방화범이 약수터 바가지를 의도적으로 파손한 후 계획적으로 불을 지른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수원 화성 주변 약수터에서 모든 바가지가 '빠직' 부러진 채 발견되면서 수사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방화범은 산불 발생 시 시민들이 약수터 물로 초기 진화에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해 진화 도구 역할을 하는 바가지를 사전에 모두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파손된 바가지 조각에서 용의자의 지문이 발견됐고, CCTV 분석 결과 동일인이 곳곳에 방화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40대 남성은 수원 화성 일대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신속한 신고와 소방당국의 대응으로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수원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시대 대표 성곽 건축물이다. 만약 불길이 번졌다면 복원 불가능한 문화재 손실로 이어질 뻔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문화유산 일대 보안 체계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야간 순찰 강화와 CCTV 사각지대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작은 단서 하나가 큰 참사를 막은 만큼 문화재 주변 이상 징후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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