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한미 정보 공유 제한 논란에 여권 내 경질론 부상

김영 기자
한미 정보 공유 제한 논란에 여권 내 경질론 부상
©연합뉴스

 

북한 핵시설 소재지 언급으로 인한 한미 간 정보 공유 제한 조치 보도가 나오면서 통일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여권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한미 안보 공조를 훼손한 중대한 실책으로 규정하며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정보 관리 부실이 동맹국과의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미공개 핵시설을 언급한 사건을 두고 외교적 대형사고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송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첫걸음은 정 장관의 경질이라고 밝히며 정부를 향해 결단을 촉구했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정보 공유 제한 방침을 통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에 이루어진 공식 반응으로 여권 내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미공개 핵시설 발언과 정보 공유 제한 통보 논란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정 장관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보고 내용을 인용하면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영변과 강선 외에 평안북도 구성을 추가로 거론했다. 당시 이 발언은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개석상에서 구성을 핵시설 소재지로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IAEA 사무총장의 원래 보고서에는 영변과 강선만이 명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보의 출처와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었다.

한미 양국 간의 정보 공유 체계는 고도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데, 검증되지 않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가 국무위원의 입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동맹 관계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 측에서 정보 공유 제한 방침을 통보했다는 주장은 한미 군사 및 정보 공조에 실질적인 균열이 발생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한미 양국의 굳건한 안보 공조에 금이 간 것이라며 정 장관의 가벼운 입이 중대한 실책을 저질렀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 여당 지도부의 정동영 리스크 비판과 경질 요구

송 원내대표는 정 장관을 향해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리스크가 임계점을 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핵시설 발언 외에도 과거 정 장관이 추진했던 정책들과 발언들이 지속적으로 갈등을 유발해 왔음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군사령부와의 사전 조율 없이 비무장지대(DMZ) 관련 법안을 여당과 추진하여 유엔사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는 외교적 조율 능력의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꼽히며 안보 관련 부처 간의 엇박자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북한이 주장하는 반헌법적 두 국가론에 동조하는 듯한 경솔한 발언으로 국내외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송 원내대표는 정 장관의 이러한 행보가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와 충돌하며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권 지도부가 장관의 경질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현재의 외교적 교착 상태와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 통일부의 공개 정보 기반 해명과 향후 파장

논란이 확산되자 통일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통일부는 정 장관의 외통위 발언이 다른 정부 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기밀 정보가 아니라 국제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한 공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구성 지역에서의 우라늄 농축 가능성은 이미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와 국내외 언론 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배경을 미국 측에도 충분히 설명했다는 것이 통일부의 입장이다.

통일부 측은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연구 데이터를 인용했을 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 일각에서는 장관급 인사가 국회 공식 석상에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할 때는 그 출처를 명확히 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보 공유 제한이라는 실제적인 외교적 불이익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개 정보라는 해명만으로는 성난 민심과 여권의 경질 요구를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향후 한미 정보 당국 간의 실무 협의와 정 장관의 거취 결정 방향에 따라 정국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고위급 소통 채널을 가동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대북 정보 관리 체계의 허점을 점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안보 전문가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외교 현장에서 발언 하나가 국가 안보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공조 체계 재정비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 정보#공유#제한#논란에
한미 정보 공유 제한 논란에 여권 내 경질론 부상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