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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1.1등급도 안심 못 한다... 전국 의대 합격선 3년 사이 최고치 경신

이겨례 기자
내신 1.1등급도 안심 못 한다... 전국 의대 합격선 3년 사이 최고치 경신
©연합뉴스

 

전국 주요 의과대학의 신입생 선발 내신 합격선이 최근 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모집 정원 변동이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합격 점수가 일제히 상승함에 따라 고교 내신 경쟁의 강도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개별 대학의 합격선 변화를 넘어 국내 대입 생태계 전반의 지형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국내 입시 시장에서 의과대학을 향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집중 현상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결과, 주요 대학들의 내신 합격선이 지난 3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나 대입 전형의 변화와 관계없이 의대라는 특정 계열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가 극도로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교육계에서는 이를 두고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의대가 사실상 유일한 목표로 고착화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주요 의과대학 내신 합격 점수 실태 분석

종로학원이 최근 가톨릭대, 울산대, 경북대, 전남대, 건양대, 한림대, 을지대, 경상국립대, 고신대 등 전국 9개 주요 의과대학의 합격 점수를 정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학의 2026학년도 내신 합격선은 2025학년도와 2024학년도 대비 모두 상승했다. 특히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 최종 등록자의 내신 평균 등급이 1.15등급을 기록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2025학년도의 1.23등급보다 0.08등급 상승한 수치이며, 2024학년도의 1.46등급과 비교하면 무려 0.31등급이나 뛰어오른 결과다. 1.0등급이 전 과목 만점에 가까운 성적임을 감안할 때, 울산대 의대 합격자들은 사실상 고교 전 과정에서 결점이 없는 수준의 성적을 유지해야 했던 셈이다.

거점 국립대학교인 경북대학교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경북대 의대의 상위 70% 커트라인은 1.35등급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0.16등급 상승한 것이며 2024학년도의 1.62등급에 비해서는 0.27등급이나 높아진 수치다. 경상국립대학교 의대 또한 최종 등록자의 80% 커트라인이 1.11등급으로 나타나 2024학년도의 1.12등급이나 2025학년도의 1.37등급보다 확연히 높은 합격선을 형성했다. 이러한 수치 상승은 서울권 대학뿐만 아니라 지방 거점 국립대 및 주요 사립 의대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으로, 의대 입학을 위한 내신 성적의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 입학 정원 환원과 최상위권 쏠림의 상관관계

이번 합격선 상승에서 주목할 점은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사이의 모집 정원 변동 추이다.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은 2025학년도에 일시적으로 대폭 증원되었다가, 2026학년도에는 다시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 수준으로 환원되었다. 일반적인 입시 원칙에 따르면 모집 정원이 줄어들면 합격선이 오르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이번 분석 결과는 정원 확대가 이루어졌던 시기보다도 오히려 현재의 합격선이 더 높게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는 모집 규모의 미세한 조정보다 수험생들의 심리적 쏠림 현상과 '의대 절대 선호' 기조가 입시 결과에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로학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모집 정원의 확대 여부와 상관없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택 흐름이 과거보다 훨씬 견고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원이 늘어났을 때는 '나도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원자가 폭증하며 전체적인 경쟁률을 끌어올렸고, 다시 정원이 줄어들었을 때는 불안 심리가 작용하여 안정적인 내신을 확보한 극최상위권 위주로 지원이 수렴되면서 결과적으로 합격선이 최고치에 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입시 제도의 변화가 의대 쏠림을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최상위권의 경쟁을 더욱 정예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 지역인재 전형 격차와 향후 입시 시장 전망

한편, 지역별 합격선의 온도 차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방권 27개 의대의 전국 선발 전형과 지역인재 선발 전형의 합격 점수를 비교한 결과, 2022학년도부터 2025학년도까지 4년 연속 지역인재 전형의 합격선이 전국 전형보다 낮게 형성되었다. 이는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들에게 부여되는 혜택이 실질적인 합격 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지역인재 전형 역시 전체적인 의대 합격선 상승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해당 전형 내에서의 경쟁 또한 매년 심화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의대 합격선의 지속적인 상승이 향후 이공계 우수 인력 유출 및 고교 교육 현장의 과도한 내신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내신 1.1~1.3등급 사이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에서는 단 한 번의 시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향후 대입 전략 수립에 있어 수험생들은 단순히 과거의 커트라인에 의존하기보다, 변화하는 정원 구조와 지역별 전형 유리함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열풍이 가라앉지 않는 한, 내신 합격선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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