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전년 대비 8% 이상 급증하며 연간 1,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시간 근로에 따른 뇌심혈관질환 사망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집중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과로사 방지를 위한 보호 대책 강화와 법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업무상 질병사망자 수는 총 1,376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직전 연도와 비교했을 때 105명이 늘어난 수치로, 비율상 8.3%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업무상 질병사망자는 사고사가 아닌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질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경우를 의미한다. 전체적인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349명에서 2023년 1,204명으로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4년 1,271명에 이어 지난해 다시 1,300명 선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 업무상 질병사망자 1376명 집계 및 뇌심혈관질환 증가세
사망 원인 중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뇌심혈관질환이다.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심혈관질환 사망자는 지난해 40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364명, 2024년 390명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한 수치다. 뇌심혈관질환은 장시간 근로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환경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에 과부하가 걸려 발생하는 질병이다. 실제 현장 사례를 보면 장시간 노동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의 20대 직원 사망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노동부 조사 결과 고인을 포함한 동료 노동자 6명이 주 70시간 이상의 초고강도 근무에 노출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주 84시간 근무 의혹이 제기된 대전의 유명 카페 사례와 소속 회계사 2명이 연달아 숨진 회계법인 삼정KPMG 사건 등 과로사 의혹은 산업계 전반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질병사망자와 질병환자를 모두 포함한 질병재해자 수는 지난해 3만 3,825명으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25.3%라는 급격한 증가율을 보였다.
▲ 영세사업장 중심의 질병 재해 집중 현상과 업종별 분석
사업장 규모별 통계를 분석하면 안전 보건 체계가 취약한 영세사업장의 현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전체 질병사망자 중 5인 이상 49인 이하 사업장이 474명으로 34.4%를 차지했으며,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273명인 19.8%가 발생했다. 이 두 부류를 합산하면 전체 사망자의 54.2%에 달해 절반 이상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가 체계적인 대규모 사업장에 비해 영세사업장의 노동 환경이 질병 예방 측면에서 매우 열악함을 시사한다.
업종별로는 광업 분야에서 가장 많은 40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29.9%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제조업이 370명으로 27.5%, 기타 업종이 271명으로 20.2%, 건설업이 204명으로 15.2% 순이었다. 사망 원인이 된 질병의 종류를 세분화하면 진폐가 458건으로 전체의 33.3%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나, 이는 전년 대비 9.5% 감소한 수치다. 반면 뇌심혈관질환은 전체의 29.7%를 차지하며 진폐증의 뒤를 바짝 쫓고 있어 향후 노동 보건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 공공기관 도급 현장 사고 실태 및 안전활동 평가 결과
공공 부문에서의 산재 사망 실태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직영 및 도급, 건설발주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총 35명으로 집계됐다. 사고가 발생한 공공기관은 총 12곳이며, 이 중 한국동서발전이 8명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도로공사에서 각각 6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들 3개 기관에서 발생한 사망자 합계는 20명으로, 전체 공공기관 사고사망자의 57.1%를 차지하는 집중도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다. 공공기관에서 직접 고용한 노동자가 사망한 사례는 3명에 불과했으나, 도급 업체의 수급업체 노동자나 건설 현장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는 32명에 달해 전체의 91.4%를 차지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발주하거나 관리하는 현장의 위험 요소가 외부 인력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평가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한국동서발전,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국립공원공단 등에 'C' 등급을 부여했다.
고용노동부는 과로사 방지 및 감정노동자 등의 정신건강 장해 예방을 위한 보호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실효성 있는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해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현장 지도 감독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사망사고 감소 노력도 지표를 신설하여 기관장의 책임을 강화하고 산재 감축을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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