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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용 사용률 5.2% 흡연율 추월

이겨례 기자
비의료용 사용률 5.2% 흡연율 추월
©연합뉴스

 

청소년들의 비의료용 마약류 사용 경험이 평생 흡연 경험률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입시 경쟁 속에서 학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를 오남용하거나 고카페인 음료에 의존하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러한 약물 사용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치열한 입시 환경에서의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약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류 약물을 비의료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담배를 한 번이라도 피워본 비중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중·고등학생 3천3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및 항불안제 등 7종의 마약류 중 최소 1개 이상을 의료 목적이 아닌 용도로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인 4.2%를 상회하는 수치로, 청소년층의 약물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 우려를 넘어 심각한 위험 수위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 비의료용 마약류 사용 경험 5.2% 흡연율 첫 추월

최근 6개월 이내에 의료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마약류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세부 약물을 조사한 결과, ADHD 치료제가 2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식욕억제제가 20.0%, 수면제와 신경안정제·항불안제가 각각 13.3%로 집계됐다. 특히 ADHD 치료제는 사용 빈도 면에서도 매우 심각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6개월간 해당 약물을 복용한 청소년 중 한 달 평균 20회 이상 복용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3.1%에 달했으며, 6회에서 19회 사이로 복용한 비율도 7.6%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호기심에 의한 일회성 시도를 넘어 사실상 약물에 대한 지속적인 의존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본래 ADHD 치료제는 주의력 결핍과 과잉·충동 행동 장애를 진단받은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 의약품이다. 그러나 일부 학원가와 학군지를 중심으로 이 약물이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이른바 '공부 약'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하면서 관련 증상이 없는 학생들까지 약물 복용에 뛰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임상적 필요성 없이 이러한 마약류 약물을 오남용할 경우 신경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으나, 성적 향상을 향한 압박감이 보건적 위험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학업 효율 증진이라는 뚜렷한 목적 아래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집중력 향상 목적으로 변질된 전문 의약품 복용 실태

약물뿐만 아니라 카페인에 대한 의존도 역시 위험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조사 결과 응답 청소년의 54.5%가 한 달에 최소 1번 이상 커피를 마신다고 답했으며, 이 중 20회 이상 마시는 비중은 5.0%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고카페인 음료다. 고카페인 음료를 한 달에 1번 이상 마신다는 응답은 61.2%로 커피 섭취율을 앞질렀으며, 한 달에 10회 이상 복용하여 사실상 카페인 중독 범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청소년도 전체의 10.8%에 달해 10명 중 1명꼴인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들이 카페인 음료를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험공부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7.8%로 과반을 차지했다. 특히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하루를 견디기 힘들다고 느끼는 비중은 11.2%였는데, 이는 학업 부담이 최고조에 달하는 고등학교 2학년에서 16.4%, 3학년에서 15.1%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카페인 의존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학년일수록 피로 회복과 각성 상태 유지를 위해 신체적 무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카페인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 고카페인 음료에 저당 잡힌 10대의 일상과 심리적 의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이 단순한 일탈 행위가 아니라 과열된 입시 경쟁 체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성과 집중의 생존 전략으로 변질됐음을 지적했다.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가 집중되는 시기일수록 약물과 카페인을 통한 인위적인 각성 유지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교육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신체 발달 대신 약물에 기댄 학업 성취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의 유해약물 노출을 차단하기 위한 규제 강화뿐만 아니라, 입시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구조적 대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4월 19일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향후 청소년 보건 정책 수립의 핵심적인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남용이 심각한 ADHD 치료제 등의 유통 관리와 청소년 대상의 올바른 약물 교육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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