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전동화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한국을 낙점하고 삼성SDI와 차세대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을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부품 수급을 넘어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 논의와 LG그룹과의 전방위 파트너십 강화, 그리고 엔비디아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 도입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기술 동맹이다. 벤츠는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 및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의 배터리 및 IT 기업들과의 결속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하며 미래 전동화 시장 선점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2026년 4월 20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한국이 미래 사업의 핵심 파트너임을 재확인했다. 특히 이번 방한은 벤츠 C클래스의 첫 전동화 모델인 디 올 뉴 일렉트릭 C클래스의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이루어진 것으로, 한국 공급망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삼성SDI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 계약과 차세대 전고체 기술 협력
간담회에 앞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삼성SDI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적용될 하이니켈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칼레니우스 회장과 요르그 부르저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리고 삼성SDI 최주선 사장이 참석하여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벤츠는 고성능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이는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모델 플랫폼에 적용될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의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삼성SDI와의 협력이 현재의 하이니켈 기술에 머물지 않고 미래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영역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기술로, 벤츠 측은 삼성SDI를 비롯한 여러 한국 파트너와 이와 관련한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국의 배터리 혁신 역량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LG그룹과의 전방위 파트너십 강화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축
LG그룹과의 파트너십 역시 한층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지난해 10월 LG에너지솔루션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한 바 있으며, 이번 방한 기간에도 LG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만나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LG를 배터리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는 거대 파트너로 규정하며, 단발성 회의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와의 협력은 자동차의 두뇌와 눈에 해당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부르저 CTO의 설명에 따르면, 벤츠의 중형 세그먼트 차량에 탑재되는 MBUX 하이퍼 스크린은 LG가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벤츠 경영진은 간담회 당일 오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 등 관계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세그먼트별 배터리 도입 최적화와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한 세부 사항을 조율할 계획이다.
▲ 엔비디아 알파마요 기반 자율주행 도입과 중국 전기차 대응 전략
디지털화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의 한국 도입이 공식화되었다. 벤츠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공개했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내년 중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이는 한국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에 따라 구체적인 시점이 조정될 수 있다. 알파마요는 준중형 세단인 CLA 모델에 세계 최초로 탑재될 예정이며, 인공지능 기반의 빠른 학습 능력을 통해 서울과 같은 복잡한 대도시 교통 환경에서도 높은 안전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르저 CTO는 알파마요의 안전 매커니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기존의 클래식 레이어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결합한 이중 구조를 강조했다. 만약 AI 시스템인 알파마요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여 데이터 처리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기본 시스템인 클래식 레이어가 즉시 제어권을 이어받아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하이테크 전략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맞서 벤츠만의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칼레니우스 회장은 140년 전 자동차를 발명한 기업으로서의 자부심과 혁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벤츠가 가진 전통적인 강점인 안전성, 품질,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에 최신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하여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등 신흥 경쟁자들의 도전에 대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기보다 앞을 보며 끊임없이 혁신하는 자세로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전하며, 그 여정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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