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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긴장 재점화에 현대건설 1.53% 하락

윤근일 기자
호르무즈 긴장 재점화에 현대건설 1.53% 하락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주요 건설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의 인프라 재건 사업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중동 건설 수주 비중이 높은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대외 악재에 직면하며 동반 하락했다. 2026년 4월 20일 거래 종료 기준,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1.53% 하락한 17만 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현대건설의 주가 흐름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장 시작과 동시에 2.94% 하락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린 주가는 장 초반 3.79%까지 낙폭을 키우며 17만 300원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때 17만 8,100원까지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전환을 꾀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하락분을 만회하지 못한 채 거래를 마쳤다.

▲ 호르무즈 해협 군사 충돌과 건설 지수 하락 현황

시장 전체적으로도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는 급격히 냉각되었다. GS건설이 2.44%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DL이앤씨와 대우건설 역시 각각 2.25%, 2.09%의 하락률을 보이며 건설주 전반의 하방 압력을 높였다. 이러한 개별 종목들의 부진은 코스피 건설 지수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전 거래일 대비 1.76%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이번 하락은 그간 중동 평화 무드와 이에 따른 재건 사업 특수를 기대하며 유입되었던 자금들이 지정학적 리스크 재발로 인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급격한 시장 분위기 반전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돌 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 대이란 해상봉쇄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군이 이란 화물선을 향해 함포 사격을 가한 뒤 이를 나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당초 예정되어 있던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종료 시점인 21일을 단 하루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양국의 2차 종전 협상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긴장감은 다시 최고조에 달했다.

▲ 재건 사업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이번 사태는 건설주들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째는 중동 지역 내 인프라 프로젝트의 재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4월 8일, 양국의 2주간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장중 27.26% 폭등하며 19만 8,400원이라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당시 시장은 전쟁 종료 이후 대규모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번 나포 사건으로 인해 이러한 기대감은 순식간에 불확실성으로 변했다. 둘째는 물류 대란에 따른 원가 부담의 가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핵심 요충지로, 이곳의 긴장이 지속될 경우 자재 운반 비용 상승과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

IBK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직면한 가장 큰 우려는 중동 전쟁 이슈와 직결된 물류 환경 악화다. 조정현 연구원은 현재 현대건설의 일부 현장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영향권 내에 위치하고 있어, 긴장 고조 시 원가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수주 가능성의 문제를 넘어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 중동 수주 잔고 영향력 및 향후 원가 관리 전망

다만 리스크의 실제 규모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현대건설의 연결 기준 전체 수주 잔고 내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 수준이며, 매출 비중 역시 20%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 비록 중동 이슈가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긴 하지만,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볼 때 사업 전반을 마비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 중동 내에서 진행 중인 대다수 현장은 군사적 긴장 상황 속에서도 대부분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오는 21일 휴전 종료 시점을 전후해 미국과 이란이 추가적인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지, 혹은 극적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여부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정학적 뉴스에 따라 건설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질적인 재건 사업 수주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일수록 현지의 물류 경로 다변화와 원가 관리 능력이 향후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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