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검찰청법 폐지 따른 영장 집행 근거 상실 위기…자유형 미집행자 6423명 추적 공백 우려

이겨례 기자
검찰청법 폐지 따른 영장 집행 근거 상실 위기…자유형 미집행자 6423명 추적 공백 우려
©연합뉴스

 

실형 확정 후 도주하거나 잠적한 자유형 미집행자에 대한 검찰의 추적 및 검거 활동이 법적 근거 상실로 인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법안 개정 과정에서 영장 집행 주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누락될 경우, 대규모 형사 미집행자 발생에 따른 치안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청법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정책에 따라 법조계 내부에서 심각한 사법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실형이 확정된 이후 형 집행을 피해 도주한 '자유형 미집행자'를 추적하고 검거할 법적 권한이 불분명해진다는 점이다. 현행 체계에서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검찰이 영장 집행의 주체가 되어 이들을 추적해 왔으나, 개정될 법률안인 공소청법에는 검찰 수사관의 사법경찰관 지위가 명시되지 않아 영장 집행의 법률적 근거가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

▲ 공소청법 전환 따른 영장 집행 주체 명시 누락 논란

현행 검찰청법 제46조는 검찰 수사 서기관과 수사 사무관 등을 사법경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형사소송법 제115조에 따라 검사의 지휘를 받은 이들이 압수·수색 영장 및 통신 영장을 직접 집행하며 도주자를 추적해 왔다. 그러나 새롭게 도입될 공소청법 체계에서 수사관들에게 사법경찰관 지위를 부여하지 않을 경우, 자유형 미집행자를 상대로 한 통신 내역 분석이나 은신처 압수수색 등의 강제 수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영장 집행 주체가 명확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법이 강행될 경우 재판 중 도주한 범죄자를 눈앞에서 발견하더라도 물리적 검거와 추적에 제약이 생기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검찰은 그간 고도화된 수사 기법을 통해 대형 경제 사범 및 도주자를 검거해 온 실적이 있다. 2026년 4월 21일 법조계가 밝힌 과거 사례를 보면, 수원지검은 경기 화성시 동탄 일대에서 오피스텔 268채를 동원해 145명의 피해자로부터 보증금 약 170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된 50대 남성을 추적 끝에 검거한 바 있다. 당시 이 남성은 보석으로 석방된 뒤 도주했으나, 검찰은 통화 내역과 인터넷 프로토콜(IP) 분석을 통해 차명 계약된 은신처를 파악해 냈다. 또한 의정부지검은 로또 번호 예측 서비스를 빌미로 600억 원을 가로챈 조직 총책이 도주하자 차량 이동 경로와 인터넷 접속 기록을 정밀 추적해 고시원에 숨어 있던 그를 붙잡기도 했다.

▲ 과학적 추적 시스템 마비 우려와 누적 미집행자 6400명 돌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유형 미집행자 숫자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유형 미집행자 수는 누적 6,42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5,340명에서 2022년 5,911명, 2023년 6,075명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2024년에는 6,155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4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이는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고도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은 범죄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집행자 수의 증가 속도를 검거 및 집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도별 집행률은 2021년 54.3%에서 2023년 62.0%까지 완만하게 상승하는 듯했으나, 2024년 60.1%로 꺾인 이후 지난해에는 58.0%를 기록하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영장 집행의 주체를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집행률마저 급격히 하락하여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신영장이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수반되지 않는 추적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 형사 사법 체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입법적 대응 과제

법조계 전문가들은 입법적 보완이 수반되지 않은 검찰청법 폐지가 자칫 범죄자들에게 도주의 기회를 열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논의되는 공소청법안이 수사관의 사법경찰관 지위를 누락하고 있는 점을 신속히 보완하거나,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영장 집행 권한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만약 영장 집행 주체가 불분명한 상태로 법안이 시행된다면, 수천 명에 달하는 미집행자들에 대한 추적 시스템이 마비되어 형사 사법 체계의 실효성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형 집행의 엄정함을 유지하고 추가적인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영장 집행 권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필수적이다. 형이 확정된 범죄자가 법망을 피해 도주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것은 국가 사법 권력의 최소한의 책임이다. 따라서 오는 10월 법 시행 전까지 정치권과 법조계가 머리를 맞대고 사법경찰권 부여 문제와 영장 집행 주체 명시 등 구체적인 입법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주 중인 6,400여 명의 자유형 미집행자들이 법적 공백을 틈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위협하는 사태를 방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청법#폐지#따른#영장#집행
검찰청법 폐지 따른 영장 집행 근거 상실 위기…자유형 미집행자 6423명 추적 공백 우려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