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인도 중앙정부와 손잡고 현지 조선 시장 진출을 위한 대규모 합작 사업에 착수한다. 이번 협약으로 조선소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독자적인 스마트 조선 기술을 이식할 발판을 마련했다. 양국 간 조선 산업 협력이 구체적인 사업화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기자재 업체의 해외 판로 개척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가 인도 현지 조선업 시장 선점을 위해 중앙정부 산하 기관들과 대규모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협약식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직접 참석해 인도 기업인 및 정부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실무 방안을 논의했다. 협약의 핵심은 인도 중앙정부 산하의 항만당국이 주도하는 특수목적법인인 NSHIP TN과 인도 항만 인프라 개발전략을 뒷받침하는 사가르말라 금융공사(SMFCL)와의 공조 체계 구축이다.
▲ 중앙정부 주도 특수법인과의 합작 법인 설립
이번 협약은 기존 인도 지방정부와의 협력 수준을 넘어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HD현대는 지난해 말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와 신규 조선소 건설을 위한 기초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정기선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직접 면담하며 협력의 깊이를 더해왔다. 이번에 신설될 합작법인(JV)에서 HD현대는 최대 주주로서 조선소의 설계부터 생산,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 지휘하는 운영 주체로 나선다.
NSHIP TN은 인도 정부의 조선업 장려 정책과 각종 인센티브 집행을 담당하며, SMFCL은 사가르말라 프로젝트의 금융 기반을 제공하여 초기 조선소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이는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업을 국가 핵심 기간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신흥 경제 강국인 인도의 내수 선박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 스마트 조선소 구축 통한 현지 기술 인프라 선점
HD현대는 인도 현지에 스마트 조선 기술이 집약된 디지털 조선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생산 시설의 확충을 넘어, 한국이 보유한 최첨단 설계 역량과 자율운항 및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인도 시장에 이식하는 고부가가치 기술 수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디지털 조선소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초기 단계부터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선박 건조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기술 전수와 더불어 현지 인력 양성에도 집중한다. HD현대는 인도 내 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조선 인력 양성센터'를 설립하여 현지 노동자들에게 선박 건조 노하우와 디지털 장비 운용 능력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는 현지 고용 창출이라는 인도 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HD현대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상생 전략이다. 인도의 풍부한 인적 자원과 한국의 선진 기술력이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초도 물량 국내 생산 및 기자재 공급망 동반 진출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동반 진출과 공급망 안정화 역시 이번 사업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신규 합작조선소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부품 공급망이 필수적이며, HD현대는 이를 위해 국내 협력사들의 인도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국내 조선 산업 전반의 외연 확장으로 이어져 중소 기자재 업체들에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고,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본격적인 현지 조선소 가동에 앞서 발생할 선박 건조 물량의 처리 방식이다. 인도 정부는 현지 조선소가 완공되기 전까지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선박 수요의 초도 물량을 HD현대의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 측 인력을 국내 작업 현장에 파견하여 건조 기술을 직접 습득하게 함으로써 실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인다. 결과적으로 HD현대는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실익을 얻는 동시에, 인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양국 간의 협력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수주와 생산으로 이어지는 사업화 단계에 완벽히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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