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물벼룩의 심장 박동을 자동으로 정밀 측정하여 미세한 독성 물질의 존재를 파악하는 혁신적인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의 수동 방식에서 벗어나 대량의 개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수생태계의 환경 위해성을 한층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수생태계 건강성을 진단하는 이 기술은 나노물질의 위해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핵심적인 과학적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적으로 수생태계의 오염은 인류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하천이나 호수에 유입되는 다양한 화학물질과 미세한 나노소재들은 수생 생물뿐만 아니라 이를 섭취하는 인간에게도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탐지하기 위해 과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물벼룩을 지표 생물로 활용해 왔다. 물벼룩은 배양이 용이하고 유전적 재현성이 높으며, 무엇보다 몸체가 투명하여 내부 기관의 변화를 관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수생태계 모니터링의 핵심 지표인 물벼룩 심박수 측정의 자동화
그동안의 독성 평가는 주로 물벼룩의 생존 여부나 유영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매우 낮은 농도의 독성 물질은 물벼룩을 즉각적으로 사멸시키지 않으면서도 심장 박동수와 같은 미세한 생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현미경을 통해 개별 물벼룩의 심박수를 직접 측정해야 했기에 시간적 제약이 컸고, 소수의 개체만을 대상으로 하여 데이터의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연구진은 면직물을 활용해 물벼룩을 안정적으로 고정한 뒤, 심장 부위를 고속 이미징 장치로 촬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촬영된 영상 속에서 심장의 수축과 이완에 따라 발생하는 미세한 명암 변화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하고, 이를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심박수로 환산하는 기술을 완성한 것이다.
▲ 고속 이미징 기술을 통한 저농도 독성 물질의 정밀 포착 원리
이 시스템의 가장 큰 강점은 압도적인 분석 속도와 정밀도에 있다. 본지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구축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시간당 약 150마리에 달하는 물벼룩의 심박수를 동시에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수동 측정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율성으로, 대규모 표본을 통한 정밀한 통계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개체 간의 미세한 편차를 상쇄하고 오염 물질에 의한 유의미한 변화만을 골라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농도 및 비치사성 독성에 대한 민감도다. 기존 방식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매우 낮은 농도의 오염 물질이라도 물벼룩의 심장 박동에 미세한 영향을 준다면 이를 즉각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이는 환경 오염의 초기 신호를 감지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장비의 설계 구조가 간편하여 다양한 연구 환경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 나노소재 위해성 평가 시스템 고도화 및 인체 유사 모델 확장성
향후 이 기술은 하천과 호수 등 실제 수생태계 현장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나노물질의 수생태계 위해성 평가 분야에서 표준화된 측정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현재 이 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물벼룩뿐만 아니라 심장 오가노이드와 같은 인체 유사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권익환 선임연구원은 이번 시스템이 수생 환경 독성평가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평가하며, 향후 인체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 연구원 측은 국내 장비 개발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공 수질 관리 체계의 과학적 신뢰도를 높이고, 나아가 환경 안전을 위한 국가적 인프라 강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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