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디지털 사면 통합 산사태 시스템 본격 가동…부처간 정보 장벽 허물어 재난 대응력 극대화

이겨례 기자
디지털 사면 통합 산사태 시스템 본격 가동…부처간 정보 장벽 허물어 재난 대응력 극대화
©연합뉴스

 

산림청이 기후 위기로 급증하는 여름철 자연재난에 대비해 여러 부처에 분산된 위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한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에 나선다. 산지뿐만 아니라 도로 비탈면과 농지, 야영장 등 전국 각지의 사면 붕괴 위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재난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범부처 협력 체계 구축과 실무 교육은 현장의 신속한 판단을 지원하고 인명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와 대형 태풍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산사태를 비롯한 사면 붕괴 사고의 위험성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산지 외에도 도로 비탈면, 태양광 발전 시설 부지, 국가유산 주변 등 관리 주체가 각기 다른 사면의 경우, 위험 정보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컸다. 산림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사면통합 산사태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자연재난 대책 기간을 앞두고 시스템 운용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사면 붕괴 위험 정보를 단일 창구에서 통합 관리함으로써 예측과 예보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목적을 둔다.

▲ 파편화된 사면 정보 통합을 통한 국가 재난 관리 지능화

디지털사면통합 산사태정보시스템의 핵심은 부처 간 데이터 칸막이를 제거한 데 있다. 과거에는 산림청이 산지를 관리하고, 행정안전부가 급경사지를, 국토교통부가 도로 비탈면을 담당하는 등 정보가 파편화되어 있어 종합적인 위험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통합 시스템 구축을 통해 산지 외 급경사지, 도로 비탈면, 농지, 태양광 발전 시설, 심지어 국가유산 주변 사면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이는 산사태 예측 정보와 예보 발령 정보를 결합해 위기 상황에서 현장 공무원과 재난 담당자가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지도를 기반으로 한 시각화된 데이터는 대피령 발령 시점을 앞당겨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적 토대가 된다.

기존 시스템이 단순히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수준이었다면, 고도화된 통합 시스템은 붕괴 시 인근 시설물과 주민에게 미칠 영향력까지 분석한다. 도로와 인접한 비탈면의 붕괴는 교통 마비를 초래하고, 태양광 발전 시설의 사면 붕괴는 2차 환경 오염 및 에너지 수급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위험 요소를 통합 시스템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관계 기관들은 선제적인 보강 공사나 주민 대피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는 공공 데이터의 개방과 공유를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정부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 야영장 및 고위험 시설군 데이터 확충으로 안전 사각지대 해소

여름철 안전 관리의 또 다른 중점 사항은 야영객들의 안전 확보이다. 산림청은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긴밀히 협업하여 산지와 인접한 전국 야영장 정보를 시스템에 대거 탑재할 계획이다. 야영장은 주로 산간 계곡이나 경사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집중호우 시 산사태나 토사 유출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기 쉽다. 하지만 개별 사업자가 운영하는 야영장의 특성상 체계적인 위험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산림청은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기간이 시작되기 전까지 관련 데이터를 보완하여, 기상 특보 시 해당 지역 야영객들에게 즉각적인 위험 전파와 대피 안내가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하기로 했다.

이러한 데이터 확충은 재난 관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야영장뿐만 아니라 취약 가구 밀집 지역, 주요 국가 사회 기반 시설 인근 사면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시스템의 정밀도를 높인다. 특히 농지나 태양광 시설 등 최근 피해가 잦았던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강우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여 맞춤형 예보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이는 단순히 비가 많이 온다는 정보에서 나아가, 특정 지역의 지질 구조와 경사도를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강우량에서 붕괴가 시작될지를 예측하는 지능형 재난 관리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 권역별 실무 교육을 통한 지자체 및 유관 기관 현장 대응력 강화

첨단 시스템의 성능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운용하는 현장 담당자들의 숙련도이다. 산림청은 시스템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부처 간 협업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전국 단위의 찾아가는 권역별 교육을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중앙부처 관계자뿐만 아니라 17개 시도 등 지방정부, 재난 안전 담당 공공기관 실무자 약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교육 장소는 수도·강원권, 충청권, 전라·제주권, 경상권 등 4대 권역으로 나누어 현장 접근성을 높였다. 이는 실제 재난 발생 시 최전선에서 대응해야 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시스템 기능을 완벽히 숙지하도록 하여 이론과 실제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요 교육 내용은 시스템의 고도화된 정보 조회 기능과 상황별 활용법, 범부처 공동 대응을 위한 협업 프로세스 운영 방식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산사태 위험 예측 정보가 발령되었을 때 실제 주민 대피로 이어지는 대응 요령과 예측 정보의 통계적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 등 실무 위주의 커리큘럼이 강조된다. 현장 담당자가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오독하지 않고 즉각적인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시뮬레이션을 포함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전국적인 재난 대응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되며, 이는 예기치 못한 대규모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국가 재난 관리 체계의 복원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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