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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시공·불법 나트륨 정제소 방치 74명 사상

이겨례 기자
무면허 시공·불법 나트륨 정제소 방치 74명 사상
©연합뉴스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의 인명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무면허 업체의 불법 복층 시공과 허가받지 않은 위험물 제조 시설 운영이 지목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테리어 업체의 무자격 증축 정황과 나트륨 정제소 불법 가동 혐의를 포착하고 경영진의 안전 관리 책임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피를 가로막은 불법 구조물과 폭발 위험물 방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지며 기업의 총체적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주식회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배경에는 기업의 무분별한 시설 증축과 불법 위험물 관리 실태가 자리 잡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의 합동 감식 및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단순히 우발적인 화재를 넘어 인재(人災)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공간이 관련 면허조차 없는 소규모 업체에 의해 불법으로 조성되었다는 점이 확인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 무자격 업체가 시공한 1억 8천만 원 규모의 불법 복층 시설

경찰 수사 결과, 화재 당시 인명 피해를 극대화한 주요 요인인 동관 2.5층 복층 휴게실 증축 공사는 건설업 면허가 없는 무자격 인테리어 업체 A사가 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A사는 대전 지역의 소규모 업체로, 지난 2015년 안전공업 측으로부터 약 1억 8,000만 원 규모의 증축 공사를 수주하여 진행했다. 해당 업체는 당초 화장실 보수 등 미미한 시설 유지 보수 업무를 담당해 오다, 전문적인 건설 기술과 면허가 필요한 억대 규모의 대형 증축 공사까지 도맡아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복층 공간은 화재 발생 당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근로자 9명이 한꺼번에 발견된 참변의 현장이다. 무허가로 증축된 구조물은 화재 시 불길이 급격히 번지는 통로 역할을 했으며, 대피 동선을 복잡하게 만들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시공사인 A사는 2023년 폐업했으나, 해당 대표의 지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새로운 업체를 설립해 안전공업의 보수 업무를 지속해 온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이달 초 해당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공사 계약 과정에서의 불법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 화재 확산의 기폭제가 된 무허가 나트륨 정제소 운영 실태

이와 별개로 대전소방본부 특별사법경찰은 안전공업 동관 3층에서 운영되던 무허가 나트륨 정제소(제조소)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나트륨은 수분과 접촉 시 폭발 위험이 매우 큰 금속으로, 관련법에 따라 저장소와 제조소 설치 시 엄격한 사전 허가와 안전 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안전공업은 위험물 저장소에 대한 허가만 받았을 뿐, 실제 제조 공정이 이루어지는 제조소는 소방당국의 승인 없이 불법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올해 초부터 관련 제보를 받고 안전공업의 나트륨 불법 취급 혐의에 대해 내사를 진행해 왔다. 특사경은 지난 6일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를 소환해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화재 당시 공장 내부의 절삭유와 기름때뿐만 아니라, 무허가 제조 시설에 보관되어 있던 폭발성 위험물들이 화마를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영진의 형사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참사 및 경영진 사법 처리 전망

이번 화재는 지난 3월 20일 오후 1시 17분경 발생하여 약 28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최종적으로 14명의 사망자와 60명의 부상자를 포함해 총 74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고 초기 대응 과정에서 화재경보기가 인위적으로 꺼져 있었다는 관계자 진술이 확보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친 근본적인 원인이 안전 불감증에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안전공업의 다른 생산 시설인 제2공장 역시 참사가 발생한 제1공장과 유사한 불법 구조 및 안전 관리 미비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추가 사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무면허 시공과 무허가 위험물 제조가 결합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전방위적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불법 증축을 주도한 인테리어 업체와 이를 묵인하고 공사를 맡긴 안전공업 경영진 사이의 유착 관계나 위법 행위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74명의 사상자를 낸 참혹한 결과에 대해 기업 측의 화재 책임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향후 사법부의 판단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으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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