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한반도 표층 수온 상승 폭 1.6도 기록 전 지구 평균 대비 2배 가속

이성경 기자
한반도 표층 수온 상승 폭 1.6도 기록 전 지구 평균 대비 2배 가속
©연합뉴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 상승 속도가 전 지구 평균을 두 배 이상 앞지르며 해양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정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의 수온 상승률은 과거 대비 3배 수준까지 가속화되었으며, 이는 대마난류의 강화와 기록적인 폭염 일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급격한 해양 온난화는 산성화와 저산소화 등 물리화학적 변화를 동반하며 수산 자원의 변동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 바다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기후변화 영향을 심층 분석한 '2026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 북'을 발간했다. 이번 자료는 2026년 4월 21일 공식 발표되었으며, 지난 50여 년간 축적된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의 온난화 현상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 상승폭은 글로벌 지표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밀한 대응 체계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한반도 해역 표층 수온 상승과 온난화 가속화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5년까지 우리나라 주변 표층 수온은 총 1.6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 상승 폭인 0.76도와 비교했을 때 2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한반도 해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는 지역 중 하나임을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온난화의 가속도다. 최근 10년간의 수온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과거 관측 기록 대비 3배 수준에 달하는 급격한 상승세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급격한 온난화는 단순한 자연 주기적 변동을 넘어 기후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료는 우리 바다가 받는 열적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근접했음을 경고하고 있으며, 이는 곧 해양 생태계의 기초 생산력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표층 수온의 상승은 수직적인 혼합을 방해하여 영양염 공급을 차단하는 등 해양 물리 구조의 근본적인 변형을 야기하고 있다.

▲ 대마난류 세력 강화와 폭염 일수 증가의 복합적 작용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된 주요 원인으로는 대마난류의 세력 강화가 꼽힌다. 저위도의 따뜻한 해수를 한반도로 실어 나르는 대마난류가 과거보다 강하게 유입되면서 수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 고기압 확장에 따른 대기 온도의 상승이 해수면 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특보 발생 일수는 1991~2020년 평균 11일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30.1일, 2025년에는 29.7일을 기록하며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와 더불어 '해양열파(Marine Heatwave)' 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진 점도 치명적이다. 해양열파는 과거 관측치 대비 이례적으로 높은 수온이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2024년 7월 여수 양식장을 비롯한 남해안 일대가 고수온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러한 기상학적 요인과 해양학적 요인의 복합적인 작용은 한반도 주변 해역을 거대한 온수 덩어리로 변모시키고 있으며, 이는 수산업계의 피해 규모를 키우는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고 있다.

▲ 해양 산성화 및 생태계 구조 변화에 따른 수산 자원 위기

물리적인 온도 상승은 화학적 생태계 변화로 직결된다. 현재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는 해양 산성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이는 패류와 갑각류의 성장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동해 저층에서는 해양 온난화에 따른 성층 강화 현상으로 인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용존산소가 감소하는 저산소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우리 바다 전반의 표층 영양염 감소 경향 역시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위험 신호다.

생물학적 변화도 뚜렷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시적인 저수온 경향을 보였으나, 6월 하순 이후 전 해역에서 급격한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는 등 온도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여름철 집중호우 증가와 동해 남부의 냉수대 장기화가 맞물리며 6년 만에 유해 적조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아열대성 생물인 푸른우산관해파리가 제주를 넘어 동해안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등 유해 생물의 출현 양상이 다양화되고 있다. 권순욱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우리 바다의 온난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물리적 변화를 넘어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과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현장 대응 능력 강화가 수산 자원 보호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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