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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직접 플레이어’ 전환 촉구…개별 기업 타격하는 ‘핀포인트’ 지원 체계 시급

윤근일 기자
정부 ‘직접 플레이어’ 전환 촉구…개별 기업 타격하는 ‘핀포인트’ 지원 체계 시급
©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의 경쟁 구도가 개별 기업 간 대결을 넘어 국가 대항전으로 격변함에 따라 한국 정부의 역할 변화가 중대한 기로에 섰다.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직접 투자와 규제 설계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 역시 단순 보조를 넘어 시장의 직접 참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보편적 정책보다는 기업별 전략에 맞춘 정밀한 지원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경제 안보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시장은 자유무역의 원칙 아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정부는 그 기반을 닦아주는 조력자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등 핵심 전략 자산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면서 시장의 문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정부는 심판이나 코치가 아닌, 직접 운동장에 내려와 뛰는 선수로서의 기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정부 역할론의 재정립

실제로 글로벌 경제 현장에서는 각국 정부가 자기 국가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의 규칙을 새롭게 제정하거나 막대한 규모의 직접 투자를 단행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상대국 정부는 우리 기업에 대해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을 제시함과 동시에 때로는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등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거대한 파고이며, 국가가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 포럼에서 강조된 핵심 메시지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현재 전 세계 정부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코칭이나 간접적인 보조에 머물러서는 경쟁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 정부와 국회가 기업의 파트너로서 직접 시장의 게임에 참여해 여러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함께 호흡하며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 보편적 지원의 한계와 정밀 핀포인트 전략의 당위성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산업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밀함이다. 과거의 산업 정책은 특정 산업 전체를 뭉뚱그려 지원하는 이른바 ‘제네럴(General)’한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기술의 고도화와 시장의 세분화로 인해 같은 산업 내에 위치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각자가 추구하는 전략과 필요로 하는 자원은 현저히 다르다. 따라서 이제는 산업 전체에 대한 보편적 지원보다는 개별 기업의 수요와 전략적 가치에 맞춘 ‘핀포인트(Pinpoint) 지원’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

핀포인트 지원은 자금의 효율적 배분뿐만 아니라 규제 혁신, 인프라 구축, 외교적 지원 등을 망라하는 입체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 내에서도 설계 전문 기업과 위탁 생산 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시장 현장에서 기업들과 함께 뛰며 이러한 세부적인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할 때 비로소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곧 국가 재정의 낭비를 막고 국가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 민관 일체형 대응 체계를 통한 미래 산업 주도권 확보

향후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필수적이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강력한 파트너로서 함께 리스크를 분담하고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각국 정부가 직접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투자까지 단행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만 과거의 방식에 안주한다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부의 직접 참여는 관치 금융이나 시장 왜곡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기술을 수호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민관이 한 팀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 가장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기민한 행정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만이 격변하는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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