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한 주요 증인 6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결정하며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고발은 대북 송금과 대장동 개발 사업 등 핵심 의혹에 대한 국회 증언이 기존 수사 기록 및 관련자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판단 하에 이루어졌다. 고발 대상에는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민간 사업자가 대거 포함되어 향후 법적 공방과 함께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 국조특위 증인 6명을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2026년 4월 21일 발표된 이번 고발 대상에는 이 원장을 필두로 정용환 서울고검장 직무대행, 조경식 KH그룹 부회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인 남욱 씨, 그리고 국정원 소속 비공개 증인 김모 씨가 이름을 올렸다. 위원회 측은 이들이 국회 청문회와 기관 보고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기존의 증거 관계를 부정하는 허위 진술을 통해 국정조사의 본질을 흐렸다고 판단했다.
▲ 리호남 행적 및 국정원장 사퇴 요구 배경
고발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북측 대남공작원 리호남의 행적이다. 윤상현 의원은 이종석 국정원장이 지난 국조특위 보고에서 2019년 7월 24일부터 27일 사이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으며 제3국으로 이동했다는 증거를 제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이미 재판 과정에서 나온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의 증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내용이다. 윤 의원은 이 원장의 이러한 진술이 이재명 대통령의 혐의를 씻어주기 위한 편향적인 목적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며 고발 사유를 명시했다.
나경원 의원은 국정원의 내부 기밀을 다루는 비공개 증인 김 씨에 대해 더욱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나 의원은 해당 직원이 이화영 전 부지사와 오랜 친분이 있는 지인이라는 제보를 언급하며, 국정원이 국내 정치 개입 금지 원칙을 어기고 사실상 기소를 조작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조작 정보원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 씨가 지난 4월 14일 국조특위에 출석해 리호남의 필리핀 부재설을 재차 확인한 점을 들어 이 원장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러한 여당 위원들의 주장은 국정원이 보유한 첩보 자료의 진위 여부를 넘어 기관의 존립 근거와 중립성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으로 해석된다.
▲ 대장동 수사팀 및 대북 송금 관련자 위증 혐의
대장동 개발 의혹 및 기타 대북 관련 사건 증인들에 대한 고발 사유도 구체적이다. 4월 16일 청문회에 출석했던 정용환 서울고검장 직무대행은 대장동 사건 1기 수사팀 소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본인의 증언을 번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경식 KH그룹 부회장의 경우, 대법원에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진 대북 송금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고발의 근거가 됐다. 이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부정하는 행위로 국회 증언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 국조특위 위원들의 시각이다.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씨에 대한 고발은 구체적인 정황 증거와의 불일치에 집중됐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회장 등과 함께한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과 관련해, 해당 자리에 대한 명백한 사진 증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부정하는 진술을 이어간 점이 적발됐다. 또한 남욱 씨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및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이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정황이 확인되었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이러한 진술들이 조직적인 위증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 국정원 공식 반박과 향후 국정조사 전망
국정원은 국민의힘의 고발 방침에 대해 즉각적인 반박 입장을 내놓으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국정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조특위에서 보고한 내용은 이미 정보위원들에게 보고된 특별감사 결과와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관계에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논란이 된 2019년 7월 필리핀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 당시 리호남의 행적은 법원이나 검찰에 제출되지 않았던 국정원 내부 보유 자료를 철저히 점검하여 확인한 사실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는 기존 검찰 수사 결과가 국정원의 비공개 자료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향후에도 국조특위 등 국가기관의 법령에 따른 요청이 있을 경우 사건의 진상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여당 위원들이 국정원장과 소속 직원을 동시에 고발하면서 기관의 정보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고발 사태는 단순히 개인의 위증 여부를 가리는 문제를 넘어, 지난 정부와 현 정부를 잇는 대형 사건들의 실체적 진실을 두고 국가 정보기관과 정치권,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가 격돌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이 제시한 비공개 자료의 실체가 어떻게 규명될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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