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인 오토 차이나가 전시 면적을 38만㎡로 대폭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경쟁의 막을 올린다. 연간 3,000만 대 규모의 중국 내수 시장을 목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전용 모델과 신규 전동화 브랜드를 대거 투입한다. 중국 현지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는 프리미엄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심장부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력과 전략이 정면충돌한다. 오토 차이나 2026은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와 국제전시센터 두 곳에서 동시에 개최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위용을 갖췄다. 기존 20만㎡였던 전시 면적은 38만㎡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이는 글로벌 모터쇼 중 최대 수준의 공간 활용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1,451대의 차량이 출품되어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 중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모델은 181대에 달하며, 미래 자동차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콘셉트카도 71대가 포함되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전시 면적 38만㎡ 확장 및 글로벌 1
전시 규모의 확장은 곧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작년 한 해 중국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3,005만 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시장의 주도권은 급격히 현지 업체들로 기울고 있는 형국이다. BYD, 지리자동차, 체리 등 중국계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69.5%로 조사되어, 판매되는 차량 10대 중 7대가 중국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단순한 차량 전시를 넘어 생존을 위한 구체적인 현지화 전략을 발표한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전시회를 중국 시장 내 전동화 전략 재점화의 기점으로 삼는다. 사드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며 고전해온 현대차는 2016년 114만 대였던 판매량이 작년 13만 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현대차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공식화하고, 현지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양산 모델의 디자인과 세부 상품 정보를 공개한다. 특히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전기차 서비스 방안을 제시하며 고객 신뢰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 451대 차량 집중 배치
유럽계 완성차 업체들의 공세도 매섭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산하 4개 브랜드의 10개 모델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중국 전기차 기업인 샤오펑과 협업하여 개발한 ID.UNYX 모델을 최초로 공개하며 현지 기술력과의 결합을 시도한다. 폭스바겐은 올해에만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총 20여 종의 신에너지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중국 대표인 랄프 브란트슈태터는 2주에 1대꼴로 신차를 출시하는 공격적인 공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중국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인 모멘타의 기술을 이식한 신형 S클래스를 전시하며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고도화된 주행 보조 시스템을 강조한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시장이 단순히 판매처를 넘어 기술 실증의 장으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현지 맞춤형 전동화 승부수
수입차 브랜드의 공세에 맞서 중국 현지 업체들은 기존의 저가 전략에서 탈피해 프리미엄 대형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 시장 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출혈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고급 SUV와 다목적차량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BYD는 대형 SUV인 그레이트 탕과 플래그십 모델인 시라이언08을 전면에 배치한다. 특히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인 양왕의 U8 모델을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로보택시 프로토타입과 함께 고급 다목적차량인 009의 신형 모델을 공개한다. 이는 중국 내 중산층 이상의 가정을 겨냥한 공간 활용성과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전략 모델로 반격을 꾀하는 가운데, 기술적 자립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인 중국 업체들이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모터쇼의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전시회가 향후 10년간의 중국 자동차 시장 패권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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