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가 개인 투자자의 유례없는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사상 처음으로 6,40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는 장 초반 강력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0.90포인트 하락한 6,387.57로 출발하며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시작 직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곧바로 상승 반전했다. 2026년 4월 22일 오전 9시 33분 기준 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2.57포인트 오른 6,401.04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6,400선 고지에 올라섰다. 장중 한때 지수는 6,404.03까지 치솟으며 불과 하루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 기록했던 최고치를 2개월 만에 넘어섰던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 개인 투자자 9000억 원대 순매수와 지수 견인
투자 주체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의 독주가 눈에 띈다.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656억 원 상당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97억 원과 6,488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7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지수의 상단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현물뿐만 아니라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361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오른 1,479.5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원화 약세 흐름을 보였다.
뉴욕 증시의 하락 마감도 국내 증시의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의 2차 종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59%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0.63%와 0.59% 밀려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행이 지연되었다는 소식과 더불어 이란 측이 2차 협상 불참 의사를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 미국발 대외 불확실성 증폭 및 연준 매파 발언 파장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인 케빈 워시의 발언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상원 청문회에 나선 그는 매파적 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냈으며, 시장은 이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통일된 협상안 도출 시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란 국영방송 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부 노이즈가 상존하는 가운데 연속적인 랠리에 따른 단기 피로감이 차익 실현 매물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사이에서는 업종별, 종목별로 뚜렷한 희비 교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1.39% 하락하며 지수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는 반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0.34% 소폭 상승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47%, 0.97%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1.74%)과 두산에너빌리티(-0.95%) 등 중공업 및 에너지 관련주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이차전지 섹터는 삼성SDI가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력 기대감에 힘입어 4.96% 급등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도 0.73% 오름세를 유지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 시가총액 상위 종목별 차별화 장세와 업종별 동향
업종별로는 정보기술(2.07%), 전기전자(0.64%) 등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나 건설(-2.91%), 전기가스(-1.59%), 운송창고(-1.54%) 등은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의 강세와 대조적으로 하락 흐름이 뚜렷하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20포인트(0.44%) 내린 1,173.83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2억 원, 560억 원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이 1,332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특히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삼천당제약이 16.82% 급락하며 지수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0.45%), 알테오젠(-1.36%), 레인보우로보틱스(-0.83%) 등 코스닥 시총 상위권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에코프로(0.43%)와 리가켐바이오(0.62%) 등 일부 종목만이 소폭 상승하며 분전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진행 추이와 더불어 글로벌 거시 경제 지표 변화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의 개인 매수세와 기관·외국인의 매도세 간의 힘겨루기가 지수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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