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메타, 직원 행동 데이터 수집…AI 학습에 활용

장선희 기자

메타(Meta)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을 위해 미국 내 직원들의 컴퓨터에 마우스 움직임, 클릭, 키보드 입력 등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는 인간의 세밀한 컴퓨터 조작 방식을 AI에게 학습시켜 사무 업무의 완전 자동화를 앞당기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 AI 에이전트 고도화를 위한 전방위적 실시간 데이터 수집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타는 '모델 역량 이니셔티브(MCI)'라고 불리는 도구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용 앱과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방식을 기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마우스 궤적과 키보드 단축키 사용 데이터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화면의 스냅샷까지 캡처하여 AI 모델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

메타는 이번 데이터 수집의 목적이 드롭다운 메뉴 선택이나 복잡한 단축키 조작 등 기존 AI가 모방하기 어려웠던 인간의 컴퓨터 상호작용 능력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즉, 직원들이 매일 수행하는 일상의 업무 자체가 거대한 AI 훈련 데이터셋이 되는 셈이다.

메타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에이전트 중심'으로의 조직 개편과 대규모 감원 예고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조치를 '에이전트 전환 가속기(ATA)' 전략의 일환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미래의 업무 환경에서 AI 에이전트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인간은 이를 지시하고 검토하는 역할로 재편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필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메타는 오는 5월 20일부터 글로벌 인력의 10%를 감축하는 대규모 레이오프를 단행할 예정이며, 올해 말 추가 감원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이는 아마존과 블록(Block) 등 최근 AI 도입과 함께 대규모 감원을 실시한 빅테크 기업들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 화이트칼라 감시 논란... '데이터 확보'와 '노동권'의 충돌

이번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화이트칼라 직종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감시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예일대 법대 이페오마 아주와 교수는 과거 부정행위 적발용으로 쓰이던 기술이 AI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도입되면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배달 기사나 플랫폼 노동자들이 겪던 수준의 실시간 감시에 노출되었다고 지적했다.

법적 분쟁의 소지도 다분하다. 미국 연방법상 노동자 감시에 대한 명확한 제한은 없으나, 유럽의 경우 GDPR(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 위반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탈리아와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전자 기기를 이용한 노동 생산성 추적이 엄격히 제한되거나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어, 글로벌 기업인 메타가 지역별로 다른 법적 장벽을 어떻게 넘을지가 관건이다.

메타는 최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응용 AI(AAI)' 팀으로 전면 배치하고, 기존의 직무 세분화를 없애는 대신 'AI 빌더(AI Builder)'라는 범용 직함으로 통일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제품 개발부터 테스트,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타, 직원 행동 데이터 수집…AI 학습에 활용 : 글로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