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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벙커링 실증 개시…울산항 무탄소 에너지 거점 도약

이성경 기자
세계 최초 벙커링 실증 개시…울산항 무탄소 에너지 거점 도약
©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세계 최초로 건조된 암모니아 추진 중형 가스 운반선의 시운전을 위해 육상 파이프라인 방식의 연료 공급 실증에 착수하며 무탄소 해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민관 협력을 통해 추진되는 이번 실증은 청정 암모니아의 수입부터 선박 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검증하여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둔다.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도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설정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가 가시화됨에 따라 전 세계 해운 업계의 시선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연료인 암모니아로 쏠리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은 암모니아 추진 선박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핵심 단계인 벙커링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다. 이번 실증은 단순한 연료 공급을 넘어 무탄소 에너지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최종 소비에 이르는 전 주기 공급망이 실제로 작동함을 확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 PTS 방식 도입 통한 무탄소 선박 연료 공급망 구축

해양수산부는 2026년 4월 23일 오후 1시부터 울산본항 2부두에서 세계 최초로 건조된 암모니아 추진 중형 가스 운반선의 시운전을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실증의 핵심은 PTS(Pipe-to-Ship) 방식의 도입이다. PTS 방식은 육상에 설치된 저장 설비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선박에 직접 연료를 공급하는 고도의 기술적 안정성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차량을 이용한 방식보다 대량의 연료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암모니아 선박 연료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실증에 투입된 선박은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45K CBM(입방미터)급 중형 가스 운반선으로, 암모니아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이다. 실증 사업자로 지정된 롯데정밀화학은 해당 선박에 약 600t의 청정 암모니아를 성공적으로 공급하며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무탄소 선박의 실제 운항 가능성을 타진하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국내 조선 기술과 에너지 유통 기술의 결합이 만들어낸 성과로 평가받는다.

▲ 글로벌 청정 암모니아 수입 및 실증 운용 체계 확보

실증에 사용된 암모니아의 확보 과정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담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글로벌 청정에너지 기술 기업인 엔비전(Envision)이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생산한 청정 암모니아를 세계 최초로 국가 간 무역 방식을 통해 수입했다. 이는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된 그린 암모니아가 국제적인 유통망을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던 기존 에너지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립 및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이번 실증과 관련하여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선박 연료 상업화가 기후 위기 시대의 화석 연료 대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에너지의 생산부터 사용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무탄소 에너지 공급망이 더 이상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물 경제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가 간 무역을 통한 청정 암모니아의 조달은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친환경 연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친환경 선박 전환 가속화와 항만 경쟁력 강화 전략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이번 실증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해양수산부는 실증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선박 입출항료 면제와 항만시설 전용 사용료 감면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러한 규제 완화와 경제적 지원은 초기 형성 단계에 있는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우리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항만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거점으로 도약하는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있다.

김혜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이번 암모니아 벙커링의 성공적인 실증이 우리 항만이 친환경 선박 연료 중심 항만으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선제적인 인프라 구축과 실증 데이터 확보는 국가 해운 경쟁력과 직결된다. 대한민국은 이번 울산항 실증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추진 선박 기술뿐만 아니라 관련 벙커링 산업에서도 국제 표준을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다. 향후 지속적인 기술 보완과 안전 가이드라인 수립을 통해 무탄소 해운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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