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108.4를 기록하며 전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전세가격 급등기였던 2021년의 높은 지수에 근접한 수치이다. 신규 물량 감소와 정부 규제, 전세의 월세화 등 복합적 요인이 전세 시장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며 전세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4월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4를 기록하였다. 이는 직전 주 105.2 대비 3.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주간 상승폭이 전주 0.7포인트를 크게 상회하며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내놓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현재 지수는 약 5년 전인 2021년 6월 넷째 주(6월28일 기준)의 110.6에 근접한 수준이다. 2021년은 임대차 2법 시행과 맞물려 수도권 연간 아파트 전세 상승률이 10.65%에 달했던 시기였다.
▲ 서울 전세수급지수 2021년 최고치 근접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작년 5월 셋째 주 100.2를 기록한 이후 줄곧 100을 넘어서며 수요 초과 국면을 유지하였다. 특히 올해 봄 이사철이 시작된 3월부터는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의 전세수급지수가 111.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108.6,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108.2,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105.3, 도심권(종로·중구·용산) 105.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서울 전역에서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 전세 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 요인
최근 전세 수급 불균형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첫째, 서울의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가 신규 전세 공급 부족으로 직결되었다.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전세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둘째, 지난해 10월 15일 발표된 정부 대책의 영향도 크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 구입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어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가 사실상 차단되었다. 이는 전세 물량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셋째,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비아파트 전세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이 가중되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아파트 전세 수요를 더욱 압박하는 형국이다. 마지막으로, 전세의 월세화 가속 현상 또한 중요한 원인이다. 금리 인상으로 임차인들은 전세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려 월세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임대인들 역시 보유세 부담을 상쇄하고자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나 전세 물량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026년 4월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1만 5천 422건으로, 올해 1월 1일 2만 3천 60건 대비 약 33.12% 감소하였다.
▲ 전세 가격 상승과 전문가 진단
전세 물량 부족 현상과 함께 가격 상승 또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는 올해 전세 누적 상승률이 매매 누적 상승률을 웃도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원구는 올해 들어 전세가격이 3.47% 상승하여 매매가격 상승률 3.20%를 넘어섰다. 도봉구 역시 매매가격 상승률 1.55% 대비 전세가격 상승률이 2.43%를 기록하였고, 강북구도 매매가격 상승률 1.66%에 비해 전세가격이 2.44%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에서 올해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성북구로, 3.56%의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전세 시세보다 매물 부족이 더 큰 문제인 상황"이라고 진단하였다. 그는 "전세는 투기적 수요가 아니라 실제 수요와 공급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시장인 만큼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통한 주거 안정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이는 단기적인 가격 안정화보다는 근본적인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시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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