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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1분기 실적 급등…재고평가익 주도, 2분기 변동성 경고

윤근일 기자
정유업계, 1분기 실적 급등…재고평가익 주도, 2분기 변동성 경고
©연합뉴스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 급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대규모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이는 원유 및 석유제품의 재고평가이익에 기인한 것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분기 이후 유가 하락 시 재고평가손실 확대 및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국제 유가 폭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대규모 흑자 전환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였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 4,498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동기 446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수치이다. 에쓰오일(S-OIL) 또한 1분기 영업이익 1조 72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215억 원 적자에서 벗어났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수익성이 개선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호실적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보유 중인 원유 및 석유제품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발생한 재고평가이익이 크게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 정유사 1분기 실적

국제 유가는 올해 1분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3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각각 배럴당 94달러, 1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1~2월 평균 60~70달러대와 비교할 때 큰 폭의 상승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유사의 매출 비중이 높은 등·경유 마진이 더 크게 상승하여 손익에 긍정적 영향이 극대화된 것으로 추정하며, 1분기 실적 호조는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로 인한 일회성 이익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국제 유가 및 석유제품 가격 폭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분기 이후 유가 흐름이 바뀔 경우 상황이 반대로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휴전 기대가 반영된 4월 8일 WTI는 하루 만에 16% 이상, 브렌트유는 13% 이상 급락한 바 있다.

▲ 재고평가이익 기반 급증

국내 정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공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가의 스팟(현물거래) 물량을 확보해 온 상황이다. 정세 불안과 운송 차질에 따른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일부 물량은 배럴당 140~150달러 수준에서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정유사들이 4~5월에 확보한 대체 원유 물량은 약 1억 1천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급락할 경우, 고가에 매입한 원유의 재고평가손실 규모는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이익 비중은 약 40%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같은 해 4분기에는 재고평가손실이 70~80% 수준에 달하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유가 변동성 심화

정유업계의 독특한 회계 구조 또한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가는 총평균법으로 반영하는 반면, 판매가격은 시가를 적용하는 구조로 인해 유가 상승기에는 래깅 효과로 수익이 과대 반영되고, 유가 하락기에는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정유 최고가격제 시행도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24일 4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하였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급 불안과 내수 가격 상한제 시행으로 단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유가 급등에 따른 정부의 가격 억제 정책이 휘발유 판매 관련 기회 손실을 발생시켜 단기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을 고유가에 따른 폭리로 지적하기보다 재고평가이익 등 회계상 효과와 향후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2분기 이후 정유업계의 실적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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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1분기 실적 급등…재고평가익 주도, 2분기 변동성 경고 : 경제 : 재경일보